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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문

말하기 지쳤습니다.

두번의 봄 2016. 9. 10. 20:12
다 틀렸습니다.
냉대의 한 가운데인데 날씨는 아직도 낮에 덥고 밤과 새벽에 춥습니다.
어떤 의사소통의 이론도 나와 어떤 이해를 맞추지 못해서 땅에 떨어진다면
세상의 모든 의지여, 이제 나를 그만 죽여주세요.
더 이상 내가 바라고자 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즉, 곧 죽을 생각입니다.
눈 내리는 북쪽과 더운 남쪽을 여행하는 것은 이제 영원한 꿈에서 가능할테죠.
언어는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이자 가장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표현조차 남의 일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의지여, 모든 이를 전부 사랑하게 만들어버려요.
어차피 세상이 말로 되는 것과 생각으로 되는 것으로 명쾌히 나누어진다면
차라리 희망없음에 나는 죽으려합니다.
결국 내가 좋아하던 그 여행의 친구와도 작별이겠군요.
그 친구를 소중히 하고 그 친구의 길 아래로 내려가 모두를 슬프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어차피 나는 곧 죽게 되니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모두가 결국 자기 얘기를 좋아하고 나도 역시 그랬으니까
전부 언젠가는 남에게 상처받고 마음을 닫겠지요.
그러고서 자신이 정말로 보이고 싶은 모습은 숨막혀 죽는 가운데 가짜가 날뛰고
나는 그 가운데서 죽는군요.
존경하는 여러분은
저와 같은 부끄러움에 빠지지 말길 바랍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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