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가요. 마음은 녹아내려서 칭얼거리고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가운데에서 마치 뜨거운 철판 위에서 사르르 녹는 버터 한 조각과 같이 마음이 녹아내려요. 하지만 덧없는 기분이 점점 늘어나는 지금, 무브먼트가 내 가슴 속에서 째각이는 소리도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차라리 무브먼트가 멎어버려서 내가 그저 움직이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만 녹아내린 마음도 나쁘지 않아요. 내가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다면 나를 쓰다듬어 주고 어루만져 줄 건가요? 내가 만일 인형같이 귀여웠다면 모두에게 사랑받다가 박제인형이 되었을 지도 몰라요. 내가 사랑스럽나요? 그러면 나를 다룰 때는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인형을 대하듯이 귀여운 옷을 입혀주고 귀엽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해줘요. 하지만 세상은, 실제의 세상..
귀여운 인형아. 너는 항상 네가 나랑 같다고 말하지. 불쌍한 사람. 당신은 항상 자기가 나랑 다르다고 말하지요. 너는 오늘도 하얗고 사랑스럽구나. 나는 너랑 달리 상냥하지도, 차분하지도 않아. 당신은 오늘도 굉장하고 근사해요. 저는 당신과 비슷하게 마음이 따뜻하고 보드라워요. 하지만 나는 검고 미움을 사지. 나는 너와 비교해서 나의 그 점이 싫어. 그래서 저는 상냥하고 차분하지요. 저는 그런 당신과 같은 것이 너무 좋은걸요. 불쌍하구나. 네가 나에게 붙잡혀 있는 것이. 불쌍해요. 당신이 결국 나라는 것을 알면 되는데.
튀겨져요. 튀겨진다니까요. 이제 양도 불었겠다 맛있게 드세요. 꿈도 꾸지 못하는 그 아픔에 빠지니까 이제는 지리멸렬이 정렬해 춤을 춰요. 쓸데없는 단어 나열이나 하던 장렬히 튀김이 된 쓰레기. 아프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서 깨어난 아침은 잔인해. 오늘도 여전히 사람들은 잔인해요. 인형답게 구라고 요구하지요. 모르겠어요. 이제 마구 다뤄서 짜증날 정도로 부숴버려요. 마음이고 뭐고 나는 이제 움직이기 싫어서 무브먼트를 멎게 만들려고도 했고 그리고 막 내 몸을 아무걸로나 쑤시기도 했어요. 하지만, 멎지 않아서 슬픈, 사람처럼 생겼지만, 사람은 아닌, 인형. 튀겨진 인형.
텅 빈 서울 6호선 화랑대역 열차 안팎으로 시작하겠다. 나 아주 빡쳤다. 그나저나 지난 화랑대 철도공원 관련 포스팅에 기본적인 것도 안 되어 있다고 했었는데… 오 호리 빡. 건널목 두 개하고 선로가 아직도 끊겨있고 선로에는 보도블록이나 판자가 아직도 꽉 물려있고 전차선도 없었다. 그보다도 나는 여기에 와 있다는 히로덴 906호를 보려고 온 것이니 보러갔다. 그런데 그 상태가 나를 갑자기 철싸대로 만들었다. 아니 시발. 히로시마에서는 이렇게 처참한 상태인 녀석은 없었는데 뭔 일이 있었던거냐. 그렇게 나는 이 몰골을 보자마자 "노원구청장 이 십원놈이!"를 육성으로 지르는 철싸대 짓을 하고야 말았다. 진짜 마일드 스틸에 조예도 없는 싱셰키가 저걸 그냥 캐노피나 그런 조치도 없이 눈을 맞혔다고? 그래도 가라앉히..
카페를 찾아보자.그래서 글을 쓰자.누군가 보아도 좋을 글을. 매듭을 묶는다거나,하얗고 보드랍다거나,그 섬에 사는 아이들은 인형이라거나하지 않고서 모두가 보아도 좋은 세상은 썩어서 변하지 않는다거나,무모순의 집합 안에는 참이지만 증명 불가능한 게 있다거나,균등과 평등과 공평은 자본가의 압제에서 해방되어야 가능하다던가그런 이야기를 지껄여보자. 하지만 카페에 고양이가 있다면,그 고양이가 내게 다가온다면,이렇게 얘기할래. 상냥한 요정님,저에게 오셨다면저를 데려가세요.살고 싶지 않아요.
오늘도 여전히 공허해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나왔지.노트북은 작은 것이 좋다고 누누이 말했었는데 아빠는 듣지 않았어. 좀 멀리 도망치는 것도 돈이 필요해.어느 정도냐면 많이 필요해. 안산시 소속 낙도인 풍도,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지는 마장저수지,그리고 익숙한 것이 오히려 낯선 수원터미널 주변. 나는 당최 왜 무료해하지?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나. 오늘은 노트북을 들고 나왔지.키보드가 마음에 들어.너무 커. 가려워서 ㅈ…맛있ㅇ….좀비가 되어가는 느낌.그리고 수인로로 들어와 수원으로 향하며 과속하는 시외버스는 노선이 너무 짦아.왜 이 노선이 시외버스냐고 할 만 하지만 그래도 단거리를 가면 시내보다 싼 운임에 안도하고이제 버스가 수원에 접어들고 서울에서 운전해 오는 길가를 지..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 교실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문예부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문예부에 오겠다고 한 아이들도 모두 경음악부나 만화부로 빠져 버리고 이제 꿈도 희망도 없는채로 나 혼자만의 신입 환영회를 열었다. 이것이 정녕 내가 걸어가야할 길이라면 정확히 얘기해다오. 문예부는 없다고. 하지만 이제 사람들의 머리 속에, 그리고 투쟁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설마 그렇지만 글을 쓰는 것을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나도 반성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이미 짜여져 있는 것들이 흩는 세상 속에서도 혼자만의 순수한 짜임을 지키는 이, 없는 것인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또 하얀 소년인형은 나에게 안겨오지. 정말 성가시고 기분 나빠. 이게 나라고 인정해버리면 나는 이 아이가 되어버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고 그저 아이같은 면모의 바보 응석받이가 되라고? 나는 좀 더 알아야 해. 하지만 차라리 내가 슬프다면 자신이 멀찍이 떨어져 줄 수는 있지만 스스로 자기를 부수거나 아예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못한대. 그나저나 저 새하얀 인형은 전혀 나랑 닮지 않았고 오히려 더 차분하고 수줍은데다 상냥하니 내가 아냐. 오히려 귀여운 아이라서 불쌍해. 새하얀 인형은 나에게 죽지 마라고 붙잡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내가 더 죽게 될거라고 말하니 새빨개져서 그럼 자기를 나라고 인정하면 되지 않냐고 소리 쳐. 그런데 너는 내가 아니야. 너는 나였던 적이 없어. 나는 네가 내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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