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합니다. 하얀 꽃을 좋아합니다. 도시 속의 숲을 좋아합니다. 엄청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가만히 놓여있기를 좋아합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마음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합니다. 우애로 가득하고 모두를 믿는 세상을 좋아합니다. 한 번 밖에 본 적 없지만 전등이 드문 곳의 밤하늘을 좋아합니다. 어쩌면 계획도시의 질서정연함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이 모든 것이 말하지 않습니다. 내가 중얼거리며 말해달라고 울음을 삼키지만 어쨌든 이 모든 것들이 말을 하지 않고서 나를 슬프게하고 나만 중얼거리며 그 안에서 미쳐가는데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자고 나는 이 공허함에 매달려서 미쳐가는 와중에도 하얀 꽃을 찾고 도시 속의 숲을 찾고 엄청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를 찾아 가만히 놓여있기를 원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마음이 요새 계속 헐어 다칩니다. 어쩌면 얘기를 계속 숨길 수도 없고 서로 싫어하는 그 감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 세상은 단어로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것이 되어갑니다. 별을 보고 싶습니다. 어디로 가면 별을 볼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제가 사는 마을의 전등이 하늘의 별보다 밝아서 마을의 전등을 다 꺼버리지 않는 이상, 별을 볼 수 없습니다. 만약, 저의 마을에 우울해져서 다 죽어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간에 이 마을의 진짜 별빛을 보고싶어하거든 모두에게 애원하고 매달려서라도 마을의 모든 불빛이 꺼질 수 있는 기적을 보고 싶었습니다. 안 된답니다. 모두가 자신이 너무 소중해서, 자신의 일이 너무나 중요해서 우울해서 다 죽어가던 누군가는 그렇게 죽고 말아버리고 서로는 서로의 말을 들으려조..
세상이 모두 정원이라면 좋겠다. 어쩌면 가장 위험한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오늘, 아주 멀리 순천만정원에 가고 알았다. 정원이 참 사람을 순하게 만들어주더라고. 세상 만리가 다 정원이라면, 큰 산업도 없고 전부 정원이라면 그리고 모두 꽃과 나무를 가꾸는 것을 좋아한다면. 원래는 검은 공단이 될 뻔한 곳에 도박으로 이런 곳이 생겨나 나는 참 반갑다. 그것도 가을에 그것도 시험이 끝나 바로 떠나서 만난, 그것도 도착과 함께 밤이 시작되어 어렵게 만난, 목서의 향이 퍼지는 정원을 둘러보며 세상 만리가 정원이라면하고 위험한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 산업은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키우는데 있고 사람들은 항상 꽃밭과 숲을 끼고 살아가며 그 때문인지 모두 순하고 싸우질 못하지만 전부 꽃처럼 아름답고 순하며 나무처럼 듬직하..
조그만 상자 안에 웅크리고 누워서 조금의 시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을 자거나, 요정과 이야기를 하거나하며 내 방과 같은 상자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만큼 상자에 인형처럼 예쁜 장식과 함께 넣어져서 깨지기 쉬운 예쁜 그릇처럼 소중하게 다뤄진 만큼 모두가 나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과 아주 많이 다르더군요. 내가 상자 안에서 꿈꾸던 동화같은 일상은 행복한 끝맺음의 동화책을 덮으면 사라지는 거였구요 내가 상자 안에서는 모르던 비극같은 현실은 상자에서 나오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닥쳐오니까요. 예쁘게 꾸며진 상자 안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만큼 모든 것이 무섭고 힘들고 짜증나고 이해할 수 없고 모르는 것들 투성이고 알아야만 살 수 있어서 알아야 하거나 알고 싶은 것들을..
그렇게 나는 시계의 한가운데에 누웠다. 시계가 가는 소리와 초침, 분침, 시침, 그것들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그 한가운데에. 한가운데의 소리는 시끄럽다. 톱니바퀴, 태엽, 진자, 그것들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소리일 것이다. 그렇게 커다란 시계로 된 바닥의 한가운데에 누웠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모든 것들은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 뿐. 놓쳐서 잡지 못한 시간도 잠시 뿐. 그렇게 잡지 못한 그 순간도 잠시 뿐이지만 내일은 그렇게 잔혹하게, 심란하게, 무섭도록, 또 다시 나를 찾아왔다. '내일을 살지 말자' 그렇게 결정하고 마음을 굳혀도 결국 나는 시계가 설치된 바닥에. 시계가 가는 소리를 들으며 그대로, 시간이 가는 느낌에 빠져서 그대로, 잔혹함과 심란함에 묻혀서 그대로, 시계로 된 바닥에서 천천히 잠을..
체코와 헝가리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서로 나눠갖는 것이 사람의 욕심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오랜 시간 모르는 척이나 광신으로 알던 이들 모두가 그 모두가 벽이 무너지는 것으로 알아갔을 때 쯤에 모든 일들이 일어났지요. 우선 체코는 봄을 맞았습니다. 모든 것이 소생하였으나 억지로 붙여진 나라와는 떨어져 친한 사이 정도는 되었습니다. 헝가리는 가을을 맞았습니다. 40년 전 죽은 양심적인 정치인의 장례가 그제야 치러졌지요. 크고 노란 낫과 망치도 그 때 즈음 사라졌나. 그리고 빨간 장미로 변해갔겠지요.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이 모두가 전부 불모라서 아무도 자신 및 남을 믿지않고 도시만 좋아하고 온갖 자학이나 아집에 빠져서 나도 결국 이런 사람들과 섞이고 뭐 어쩌고저쩌고 하니 그들과 비슷해져서 멍청한 망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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