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틀렸습니다. 냉대의 한 가운데인데 날씨는 아직도 낮에 덥고 밤과 새벽에 춥습니다. 어떤 의사소통의 이론도 나와 어떤 이해를 맞추지 못해서 땅에 떨어진다면 세상의 모든 의지여, 이제 나를 그만 죽여주세요. 더 이상 내가 바라고자 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즉, 곧 죽을 생각입니다. 눈 내리는 북쪽과 더운 남쪽을 여행하는 것은 이제 영원한 꿈에서 가능할테죠. 언어는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이자 가장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표현조차 남의 일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의지여, 모든 이를 전부 사랑하게 만들어버려요. 어차피 세상이 말로 되는 것과 생각으로 되는 것으로 명쾌히 나누어진다면 차라리 희망없음에 나는 죽으려합니다. 결국 내가 좋아하던 그 여행의 친구와도 작별이겠군요. 그 친구를 소중히 하고..
조그만 상자 안에 웅크리고 누워서 조금의 시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을 자거나, 요정과 이야기를 하거나하며 내 방과 같은 상자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만큼 상자에 인형처럼 예쁜 장식과 함께 넣어져서 깨지기 쉬운 예쁜 그릇처럼 소중하게 다뤄진 만큼 모두가 나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과 아주 많이 다르더군요. 내가 상자 안에서 꿈꾸던 동화같은 일상은 행복한 끝맺음의 동화책을 덮으면 사라지는 거였구요 내가 상자 안에서는 모르던 비극같은 현실은 상자에서 나오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닥쳐오니까요. 예쁘게 꾸며진 상자 안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만큼 모든 것이 무섭고 힘들고 짜증나고 이해할 수 없고 모르는 것들 투성이고 알아야만 살 수 있어서 알아야 하거나 알고 싶은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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