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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내가 여러모로 여러분들께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글러먹은 모양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입장에 서지도 않을 것이고 또한 그러지도 못하겠지요. 나는 원래 이랬으니까….

아무래도 틀려먹은 삶이 모든 것을 짓누른다면 나는 우선 나라고 나를 참칭하는 것들을 베어내고 진실된 나로 살고싶다고 하겠지만 이제 그런 과정을 견디기가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내가 아닌, 하지만 내가 만들어 낸 수많은 거짓된 모습 속에서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요? 나는 이제 내가 만들어 낸 가짜 나를 구분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고 여러분들께 작별을 고해야 할 정도로 망가져서 더 이상의 희망이 없습니다. 희망이 무엇이죠? 이겨냄이 무엇을 의미하나요? 이제 나는 더 이상 그 두 가지의 의미를 알 수도 없고 알 일도 없겠지요. 그나저나 심하게 망가져버린 내 모습을 보면서 우울해하는 것이 나의 마지막 참회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것 또한 진짜 내가 아닐 테니까요.

우울하고 착하면서 마음씨 여린 아이를 연기하고 싶었지만 나는 항상 그것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가짜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나만 핑계를 대자면 저 가짜가 실제 내 모습에 가까운 모습이라 그랬지요. 저는 진짜가 되지 못한 가짜일 수 있고 가짜가 되어버린 진짜일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고 여러분들은 내가 스스로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알기 힘들거라 믿습니다. 차라리 저같은 인간오작품은 죽어버리는 편이 나을텐데.

그래서 나는 죽음을 선택하려고 몇 번이고 목을 졸라보았지만 어느 순간에 살고싶다는 생각에 손을 놓고 말죠. 삶이라는 그게 나를 더더욱 힘든 미래로 떠넘기고 결국에는 비참한 끝을 보게 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아니까요. 그리고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지도 못하고 그저 그저그런 아이로 있지도 못하고 어중간하게 걸쳐서 모두가 미워하는지 아니면 사랑하는지, 모두에게 멸시받는지 아니면 적어도 자기네들의 일원으로 인정해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나는 나에게 있어 적군과 아군도 구분 못하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뻔뻔하게 잘도 살아있었는지, 정말 고통없이 죽는 방법이 있다면 내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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