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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막막해서 울게 해요. 아무리 귀엽고 포근한 인형일지라도 많은 것에 실망하면 이토록 가치를 잃던가요. 다들 포곤한 티타임을 준비하지만 그것조차 나는 기쁘지 않아.

언제나 그렇듯 실망에 가득찬 매일매일을 보내러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촉촉한 살갗의 느낌이 전해졌어요. 우울 요정이 나를 껴안고서 울다 잠이 들었거든요. 고마워요 나의 친구. 하지만 나는 당신을 위로하기에 너무 여리답니다. 그러니까 부디 일어나주세요.

지협을 건너 향기로운 풀과 과일을 팔러 자동차를 몰면 다들 시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숲으로 돌아가는 줄로 알고요 시장에 가면 이상하게 가격을 낮게 부르는 사람들이 싫어요. 그래서 그냥 땔감이나 화통에 더 넣고 지협을 또 건너서 내 온실에 숨죠.

인형들은 항상 조용하고 상냥하답니다. 귀엽고 폭신해요. 나를 해칠 것 같지 않은 느낌에 조용히 젖어들면 그게 참 귀여운 느낌. 서로 차를 마시고 달콤한 과자를 곁들이며 치유받는 시간. 서로는 그다지 할 이야기가 없어서 살포시 눈을 감고 있지만 서로가 위로를 원한다는 것은 잘 알고 격려하지요.

비단처럼 부드럽고 양모처럼 폭신한 마음씨는 언제나 숨겨진 채로. 그게 싫어서 숨어살기는 하지만 언제쯤 나는 겁내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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