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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준비 안 된 누군가를 내친다면 내쳐진 수밖에 없다. 그렇게 그냥 잠만 자게 되고 공허함의 나락으로 내쳐져버리면 다른 세상으로 여행이나 가려나. 공허히 돌아다니는 것도 질려서 물려가면 취직하고 싶으나 그렇개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기성을 이해하고 싶지도, 이해 할수도 없다. 그저 철밥통 지치려 아랫쪽 고혈이나 쭉쭉 빨고 겨우내 살아가는 기름벌레일 뿐일테니까.

그렇게 나는 언젠가 세종대로를 걸은 적을 떠올린다. 국가가 국민을 우롱하려던 시도를 똥으로 복수한 그 건너편 사선 20도 즈음에는 프레스 빌딩이 있다. 공익광고 기구가 그 건물 6층에 있는데 지날 적에 화염병을 던지고 싶다. 공익광고 기구가 왜 국가 기관이어야 옳은지, 네덜란드의 사례를 제외하고 말해준다면 납득하겠지만.

열차는 절연구간을 지났다. 일개 지방공사와 국가기관이 바꿀 수 없는 것을 두고 한쪽 경계를 바탕으로 이상한 꽈배기를 만들어 놨다했나. 경기도 쪽은 교류 25,000볼트에 좌측으로 가고 서울특별시 쪽은 직류 1,500볼트에 우측으로 가고 신호마저 달라지는 전세계 유일의 구간. 그것도 손님을 싣고 옮긴다. 초반에는 사고가 엄청 났기에 위험하다.

할 수 있는 일이라. 내가 앞에서 든 예들을 바꿀 수는 없다. 세상이 그렇다. 내가 아무런 큰 틀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뭐가 가능할까. 내 것을 우선적으로 지키고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제한하고 배척하며 나를 지키는 것 밖에는 없을까. 온화를 버리고 논리를 따지고 들고양이가 앵겨오면 접시에 담아 기름기를 충분히 뺀 참치캔이 아닌 돌멩이를 주는 편이 나은가 여러번 생각하면 나는 항상 전자이지만 세상의 법칙을 알아버린 이상에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수역. 이수라는 지명보다 자기네 대학이 중요해서 소속된 종교교단까지 끌어들인 결과는 역 이름의 분단이었다. 크게 보자면 이념 전쟁 탓에 정반합도 못 찾고 군정은 진행되고 좌우의 온건인사는 둘 다 암살되고 전쟁나고 독재가 펼쳐지고 난장판이 벌어졌거나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데 나는 여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

나는 가급적 빨리 노오력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