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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 없이 뿜어져 나온 디젤 엔진 매연을 들이마시고는 이제 좀 편안해지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촉매 탈거가 불법이고 내가 죽는다는 것이 어떤 손실인지 케인즈인지는 모르겠는데
냅둬요 좀 죽게.
이게 대수일까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한 바퀴 돌아 돌아오는 판교분기점에서 집과 가까워져오는 서수원나들목까지
나는 자살운전을 할까 참으며 눈물을 참고 결국 남에게 민폐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무리.
테콤단지 안으로 들어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사사동의 그 언저리에서 차의 앞유리창까지 깨면서
결국에는 못 참고 주저앉아서 울었습니다.

이곳에는 버스도 오지 않고 차의 앞유리창은 깨져있고 결국에는 내가 여기서 얼어죽을 생각으로 있는게
어쩌면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그냥 미친 놈이다라며 피해서 지나가고
나는 그냥 여기서 죽으려고요.
그리고 차의 임팩트 바가 내 대가리를 튕깁니다.
움푹 패인 것은 당연지사.
비참하지만 그것보다 심할까요.
해가 뜨지 않는 새벽 2시에 흐느끼는 미친 놈에 대고
시끄럽다고 문 두드리는 미친 놈보다야 무해합니다.

꿈에 나오는 하얀 아이에게 물었지요.
이건 삶이냐고.
아이는 이해하지 못했지요.
왜냐하면 그런 삶의 당사자가 아니기에.
만약 자꾸 그렇게 너마저 나를 비참하게 만들면
너는 나의 투영이라고 소리칠거야.
그리고 문득
경찰이 나를 깨웠습니다.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고 도망갔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차고 레버조차 없는 경찰차 뒷좌석에 던져져서 긴급입원을 기다리는 와중에
몸이 추워지네요.
내 몸 하나 불사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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