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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문

누에섬

두번의 봄 2018. 9. 6. 22:54
…오랜만이에요.
이제 밀물이 들어와요.

누에섬에 들어와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나가라는 사이렌.
서둘러 나가는 사람들.

하지만 나는 나가지 않았어요.
탄도항 쪽으로 가면 나는 싫어요.
왜냐하면 여기 그대로 몇 시간이고 있고 싶어요.

사람은 두렵고 도로는 좁아요.
화성 쪽으로 나가면 오히려 더 무서워요.
이제 그만 나를 붙잡고 쥐어흔들래요?
참 귀찮군요.

이제 다시 썰물이 되어서
나는 탄도항 쪽으로.
모두 떠나버린 이 조그마한 어항에는
아무도 없이 그저 작전 해안이라는 것으로
군인들에게 총 안 맞게만 숨어서
해가 뜨기를 기다렸지요.

자동차 시동을 켜고
집으로 돌아간답니다.
바닷둑을 건너가겠죠.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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