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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되고싶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착하고 샹냥하고 차분하면 어디 덧나는 듯이 굴어서 결국은 고칠 수 없게 망가진 지금이 싫다.

내가 사실은 말하기 좋아하고 공격적이고 남의 허점을 이용해 격추시키는 성격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사소한 분노에서 시작해 지금은 말까지 거칠어지고 남을 무시하기 좋아하는 가면을 쓰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것을 너무 좋아해서 나는 거부당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우스운 꼴이 되었다. 차라리 나를 고용한 사람의 말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하인 비슷한 처지라면 좋겠다는 생각과 차라리 내가 안드로이드라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너무 젖어있다.

차라리 그냥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도 나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하지만 그것 조차도 내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소수나마 존재하기 때문에 이 세상을 애증으로 바라본다. 이 애증이 나를 우울한 느낌에 젖어있게 한다. 어떤 감정도, 내가 알고 있는 그 무엇도 전부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시당하는 지금이 나는 내 스스로 자초한 것임을 알고 있어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