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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랑대 철도공원 예정지를 갔다왔다.

하지만 매우 실망스러웠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려 서울 6호선 화랑대역부터 철도공원까지 건널목이 두 곳인데 깔끔하게 철로가 철거되어 있다. 그러면 당최 어떤 방도로 선물받은 노면전차 두 대 굴리려고 철도 건널목을 다시 만들고 직류 600V가 흐르는 전기선을 까나 싶은 것이다.

끊어진 건널목 두 개는 다음과 같다. 총체적 난국이다. 아마도 노원구청장님은 자기가 맡은 치적사업이 이거라서 이거라도 하고 싶으신 생각이겠지. 하지만 철도가 도중도중에 끊겨서는 움직일수도 없는 상태라니 실망이었다. 게다가 철길이 남아있는 쪽도 보도블록이나 나무판자가 철길 사이에 놓여서 그대로 열차가 갔다간 탈선할 성 싶은 부분도 곳곳에 많았다.

바로 이렇게! 여기 위로 바로 열차가 갔다간 전차 대차에 달린 바퀴의 테가 나무판자를 타고 올라서 탈선한다!

게다가 철도가 놓인 보도변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가로등과 방범용 CCTV가 철로에 너무 가깝게 붙어있다. 그리고 잠시만 일어가 되는 사람은 화랑대로 선물된 906호 전차와 같은 전차인 히로덴 900형 전차의 스펙을 살펴보자.

보듯이 폭이 2.459m, 높이가 4.024m다. 그런데 철로와 너무 가깝게, 그리고 너무 낮게 붙어있는 가로등과 방범용 CCTV는 전차를 못 가도록 붙잡는 느낌으로 떡하니 서있다. 기본도 없이 그냥 추진하는 느낌이 확 든다.

또한, 일본 회사에서 전차를 선물했다는 그 두 일본 회사가 나가사키 전기궤도와 히로시마 전철(히로덴)인데 이 두 회사 모두 궤간 1435mm에 직류 600V를 쓴다. 이 중에 궤간은 표준궤니까 괜찮지만 직류 600V가 문제된다. 노면전차도 전철이니만큼 전철화가 필수인데 전철화는 하나도 되고 있지 않다. 이 동네가 디젤 매연과 소음에 시달려왔다는데 그게 또 돌아오련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한 가지 희망이 있는데 그것은 공릉 어린이대공원에서 왔다는 혀기 기관차와 협궤 객차의 상태에서 보이듯 모든 전시물과 궤도의 상태 자체는 아주 양호하고 심지어 철도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받은데 있다. 그런 만큼이나 철도공원을 조성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는 소리가 되겠으나 역시 많이 실망스럽다.

결국 일본에서 선물받은 전차 두 대는 정태보존행인가 생각이 든다. 동태보존인 줄로 알았는데 선로가 이런저런 모양이어서야 실제 주행이 불가능해 보인다. 왜 이렇게 보여주기 식으로 만드는거지. 여기에 전차 한 대 선물한 히로덴이 현장시찰 좀 왔으면 좋겠네하고 생각할 정도다. 우선 지금 상태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겠지만 일본에서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선물된 노면전차 두 대는 '이 전차 두 대는 우리 위대한 노원구청장께서 임기 중 선물받은 전차입니다'하고 전시만 될 것 같다. 건널목이 끊겨있고 그러니 왠지 그렇다.

여태까지 화랑대 철도공원을 둘러본 느낌을 솔직히 적었고 실망스러움은 지워지지 않는다. 우선 진정으로 철도공원을 제대로 만들 의지가 있다면 끊어진 구간인 철길 건널목 두 곳을 잇고 열차폭에 맞게 철길을 포함해 폭 3m를 확보하고 전구간 직류 600V 전철화를 해야 옳겠다.

여담으로 화랑대역 4번 출구와 5번 출구 바로 앞에 철길이 있다. 이곳에 정류장이 생길 예정이라는데 건널목 두 곳이 없어서 실제로 열차가 못 간다는 것을 제외하고 말하자면 정말 절륜한 것이다. 이를 이용해서 철도공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면전차를 운영하겠다는 어떤 장밋빛 계획을 짰기는 했는데 지금 건널목 두 곳이 짤려있고 전철화도 안 된데다 테가 비집지 못하도록 꽉 물린 나무판자와 보도블록을 치우지도 않고 실질적으로 전차가 달릴 수 있게 통행폭을 확보하지 않은 채로 무작정 운영하시고 돈은 돈대로 잡수실 생각이신가, 노원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