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이 들었다, 탈탄소가 아주 극단적인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서 내연기관이 필요한 곳에도 전기 모터를 쓰게 강요해도 어차피 엔진이나 모터나 지구의 자원을 소모하는 거잖아? 모든게 개썅 부질없는 짓이로구먼? 다들 그딴 걸 이용해서 돈이나 더 벌고 싶은게야 하는 생각이. 어차피 자원 처먹고 무럭무럭 자랄 우리 인류가 이런 백팔번뇌 계속해봤자 자원은 유한하고 그렇게 자원이나마 아낀다고 잘못된 선택이나 어쨌든 옳은 선택이라고 하지만 의심이 가긴 하는 것들로 천천히 망하는 것을 보면 되나 싶다. 그럼 불행하게도 이 분야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행성에 인격이 있다면 아이고 결국에는 내 배때지 위에서 쿵쾅쿵쾅 날뛰는 움직이는 미물 따위가 자기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처먹을 대로 처먹고 쓸 대로 쓰다가 지..
언제나 그렇듯이 바퀴달린 것을 몰고 나가는 것도 일이기는 하지만 그게 하물며 내 입장을 곤란하게 만든다면 어떨까. 그도 그럴 것이 남서에서 중앙으로 그 밀려드는 가운데로 달려드는, 그리고 바퀴의 수도 여럿에 고속도로로 잘 빠져주지 않는 흐름과 뒤에서 언제 출발해야 될 지 모르겠다는 트램과 있으면 마치 조그만 우울에 젖어든다. 어차피 하유섬에서는 49cc만 넘어가면 고속도로에 들어가는데 문제가 없으니 부담감에 네 바퀴를 팔고 두 바퀴로 갈아탈까도 생각을 했던 내가 어차피 그런 문제라면 나중에라도 몸으로 갚자며 일단 지금 내 능력을 쓰는데 몸을 사리는 나는 조그만 우울 속의 광시곡 안에 놓여있었다. 그것이 고전음악과 재즈 사이에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던 간에 내 앞에 놓인 정체가 마치 전개부처럼 풀리기 바라..
마법의 섬나라가 있어요. 편하게 운전할 수 있어서 숲 속으로 소풍을 가기도 해요. 내연기관을 싫어하는 요정들이 가끔 돌을 던지려고 하는 것만 조심하면 숲은 고요하고 잠들기 좋아요. 마법의 섬나라 사람들은 순진하고 탈속적이라서 돈으로 사기보다는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편을 택하죠. 서로에게 신세를 졌다면 스튜를 만들어서 상대에게 찾아가는 귀여운 사람들이에요. 마법의 섬나라 남서쪽 해안가에 트램이 다니는 좁은 길가 임대주택단지에 제가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살고 있어요. 여기에서 살기에는 모두가 양보하려고 하고 과하게 친절하고 선량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동화적인 면모가 몇몇 사람들에게는 안 맞나봐요. 동화적이고 탈속적인 사람들이 사는 하유국에 오라는 귀화장려 포스터가 있긴 해요. 하지만 이 마법의 섬에서 ..
여기는 낮은다리 위. 오늘도 믿음직한 다치아 로간 녀석과 자동차세 아깝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여기로 와버렸다. 바닷물이 아래로 출렁거리는 느낌이 나쁘지 않은, 그렇지만 왕복 4차로의 바닷둑 같은 낮은다리 위에는 남동에서 북동으로 바로 가려는 이들이 이 다리를 건너 지나간다. 문득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쬐고 클러치 조작에 지쳐가면서도 일단 놓았다 붙였다가를 반복하며 나아간다. 어차피 들어왔으면 끝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나갈 수가 없다. 그런 점을 노려서 여기에 일부러 온 것이기도 하지만 도중에 정차대에 세워서 커피라도 한 잔하고 북동쪽에 있는 카페가 많은 그 거리를 향해 가는 여정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핑계거리를 잘 찾았다 싶다. 그렇게 바닷물이 잔잔하게 바로 밑으로 찰랑이는..
촉매 없이 뿜어져 나온 디젤 엔진 매연을 들이마시고는 이제 좀 편안해지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촉매 탈거가 불법이고 내가 죽는다는 것이 어떤 손실인지 케인즈인지는 모르겠는데 냅둬요 좀 죽게. 이게 대수일까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한 바퀴 돌아 돌아오는 판교분기점에서 집과 가까워져오는 서수원나들목까지 나는 자살운전을 할까 참으며 눈물을 참고 결국 남에게 민폐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무리. 테콤단지 안으로 들어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사사동의 그 언저리에서 차의 앞유리창까지 깨면서 결국에는 못 참고 주저앉아서 울었습니다. 이곳에는 버스도 오지 않고 차의 앞유리창은 깨져있고 결국에는 내가 여기서 얼어죽을 생각으로 있는게 어쩌면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그냥 미친 놈이다라며 피해서 지나가고 나는 그냥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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