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견지를 정리하자면 지구온난화는 실재하고 기후변화도 일어나고 있지만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가 탄소화합물인 이상 탈탄소는 애초에 가능하지 않으며 인류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탄소를 꾸준히 제어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농업이 계속되는 한 필연적으로 탄소 배출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농업에서 이산화탄소가 필요하다거나 부족하다 그러면 이상하게 볼 사람들이 꽤 계실텐데 식물은 광합성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지요. 그런데 온실이라면 산소 농도가 너무 커지는 통에 식물이 오히려 비실거립니다. 그리고 식물은 호흡하는데 산소를 쓰고 이산화탄소 내뿜습니다. 저는 내연기관 퇴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탄소포집 기술이 좀 더 효율을 보강해야만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내연기관 대비 전기구동계의 ..
애매하고 심약한 사람들만 한가득 사는 조그만 섬나라에 살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쉬는 날에는 자동차를 몰고 온통 숲인 동네로 놀러가고 돌아가는 길에는 섬의 북쪽에서 자란 사탕무로 만든 설탕을 사고 자동차에 합성연료를 가득 채워 돌아간다. 설탕과 합성연료가 이 섬나라 경제의 근간이다. 그 근간에 하나를 더해서 원예상품을 넣기도 하는데 그 누구도 차관으로 꽃과 나무를 가져가고 싶어하지는 않으니 그건 아니다 치고. 일단은 오늘도 일이 없어서 방정리를 마치고 다시 프론트에 앉는 형편이다. 그렇게 힘들게 여기까지 와서 일을 하는데 더 이상 토를 달면 안 되겠지만 관문구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비행기 환승승객들과 무비자 입국자는 내가 돌봐야 하는 이 호텔의 주 고객들이다. 국제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진 편이라 어떻게..
삶은 언제나 막막해서 울게 해요. 아무리 귀엽고 포근한 인형일지라도 많은 것에 실망하면 이토록 가치를 잃던가요. 다들 포곤한 티타임을 준비하지만 그것조차 나는 기쁘지 않아. 언제나 그렇듯 실망에 가득찬 매일매일을 보내러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촉촉한 살갗의 느낌이 전해졌어요. 우울 요정이 나를 껴안고서 울다 잠이 들었거든요. 고마워요 나의 친구. 하지만 나는 당신을 위로하기에 너무 여리답니다. 그러니까 부디 일어나주세요. 지협을 건너 향기로운 풀과 과일을 팔러 자동차를 몰면 다들 시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숲으로 돌아가는 줄로 알고요 시장에 가면 이상하게 가격을 낮게 부르는 사람들이 싫어요. 그래서 그냥 땔감이나 화통에 더 넣고 지협을 또 건너서 내 온실에 숨죠. 인형들은 항상 조용하고 상냥하답니다. 귀..
피곤한 몸을 일으킨다. 안개가 낀 북서쪽의 아침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난방은 틀 정도가 아니지만 그래도 여튼 사늘한 그런 날씨가 계속해서 자동차 시동을 괴롭게 하다니. 부다닥과 씨름하기를 몇 시간, 결국 헤어드라이어까지 동원해서 시동은 걸었으나 이번에는 기름 게이지가 E에 가까운 것이 문제려나. 일단 가까운 주유소에서 디젤을 넣어야 되겠네. 안개는 걷히지를 않는다. 안개등 따위가 있지도 않은 진짜 옛날 차라 딤라이트를 켜고 안개를 헤쳐 주유소에 도착해 디젤 가득 채워달라고 하면 하유국 특유의 합성디젤이 가득 차의 연료통에 들어간다. 낡은 디젤차를 몰 수 있는 비결이 이거라고 하면 다들 놀라지만 그 합성디젤 만드는 공장 대변인 하다가 여러 소리 듣기 싫어서 일을 그만 두고 쉬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 ..
"귀여운 디자인의 작은 차체에 1L 이하의 원 로터 반켈엔진, 3단 이상의 수동변속기, 네 명이 탈 수 있고 트렁크에는 여행가방 두 개 이상이 들어갈 것과 고속도로 주행을 보장하기 위해 공랭과 수냉 중에 적합한 형태를 취할 것, B세그먼트의 보편적 정의를 초과하지 말 것" 정부로 받은 주문은 나를 벙 찌게 했다. 이건 하유국 공업수준으로는 자살하라는 소리입니다라고 했는데 정말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하유에는 철공소가 없고 또한 만들기도 힘들다고 말했고 이런 엔진은 애저녁에 다른 제조사들이 해보고 던진 물건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엔진을 사오면 된다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을 뒤져서 하유로 배달이 되는 원 로터 엔진을 구해본다. 그리고 철판이 얼마나 남는지, 엔진을 고르기도 전에 손님이 취소시..
지루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맑고 깨끗한 정원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지루함을 덜 수는 없는 노릇이고 동네라도 걸어서 나가보기로 한다. 하유의 서늘한 여름 날씨가 포근하기만 해서 일단은 카디건 하나만 걸쳐도 괜찮을 지금. 어차피 동네만 돌다가 끝날텐데 뭘. 트램과 자동차가 같이 쓰는 도로 위 횡단보도를 지나 시험정원에 들어서면 여름의 해당화가 피어있거나 하고 미여울에서 날아온 거위가 꽥꽥거리며 뭔가를 뺏으려는 듯이 낮게 나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아무 것도 없어. 으아아악. 거위가 막 푸덕거리며 다가오기에 일단 거위를 피해 시험정원을 나와 남서중앙으로 나온다. 자동차 쇼룸과 그 옆에 있는 카페, 그리고 웃으며 다가오는 인형 하나. 하지만 지금 어울려주지는 않을래. 너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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