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매 없이 뿜어져 나온 디젤 엔진 매연을 들이마시고는 이제 좀 편안해지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촉매 탈거가 불법이고 내가 죽는다는 것이 어떤 손실인지 케인즈인지는 모르겠는데 냅둬요 좀 죽게. 이게 대수일까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한 바퀴 돌아 돌아오는 판교분기점에서 집과 가까워져오는 서수원나들목까지 나는 자살운전을 할까 참으며 눈물을 참고 결국 남에게 민폐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무리. 테콤단지 안으로 들어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사사동의 그 언저리에서 차의 앞유리창까지 깨면서 결국에는 못 참고 주저앉아서 울었습니다. 이곳에는 버스도 오지 않고 차의 앞유리창은 깨져있고 결국에는 내가 여기서 얼어죽을 생각으로 있는게 어쩌면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그냥 미친 놈이다라며 피해서 지나가고 나는 그냥 여..
엄마가 나를 죽였네 아빠가 나를 먹었네 동생이 내 뼈를 깨부수었네 세상이 나를 쓰레기더미에 버렸네 이 얼마나 즐거운 삶인지!
애매하게 느린 것들이여 그대들을 위한 하위차로는 없도다! 하위차로가 원래 그대들의 것이나 빠른 속도에 인류는 눈이 멀었나니 하위차로를 빼앗기고 천국으로 간 이들이여! 그 이들을 위하여 도로에 드러누워 방해를 하고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법령에 기록된 바 하위차로를 지켜내야 하나니 하나도 없으며 지키는 자동차가 하나도 없더라! 두 바퀴 달린 것들도 마땅히 갈 수 있는 맨 마지막 끝에는 오만한 큰 것들의 엉덩이가 자리를 차지하고 두 바퀴 중에서 그 오만한 것들에 꿇지 않는 것들마저 위험하다고 그 위로 오르지를 못하니 빼앗긴 우리의 하위차로에는 언제야 비로소 봄이 오는가.
남영역을 두고 앞뒤로 우리는 욕하면서 걸어갔다. 일제 가고 미제가 들어앉은 군 주둔지, 호텔처럼 우리들 속에 숨어든 물고문 시설, 진압의 효율을 위해 다 불살라버린 그 옥상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결국 그래도 우리는 한양도성의 허물어진 안쪽으로 아직 저감장치가 안 나왔다는 핑계를 대곤 언젠가는 과태료가 왕창 나오겠지 하며 차종이 무엇이건 쓸 수 있어 좋겠다 싶은 범용 디젤차 촉매 얘기만 하다가 단속에 찍혔다. 진짜 우리는 전진하고 있는건지, 어쩌면 거대한 후퇴만을 하고 있는건지. 사람 죽어야 뭔가 변한다고는 말하는데 빈한한 거대한 후퇴 앞에서 뭘 더 보태나. 졸렬하게도 인간은 대단한 포도가 아니라서 위대한 썩음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타고 있던 5등급 경유자동차를 세우고 세워져 있는 누군가의 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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