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동은 잘 걸리지 않아서 초크를 좀 더 열고 액셀을 밟으며 다시 시동을 걸어보았지요. 그래봤자 부다닥거리며 시동은 걸리지 않아요. 오늘도 그냥 걸어가야 겠네요. 어차피 여기는 여름도 사늘하니까요. 그렇게 옥수수와 콩을 심어둔 쪽으로 걸어가요. 천천히 걸어가면 물가가 나오고 양동이에 물도 긷고 내가 왜 자동차와 부족한 먹을거리 때문에 이 섬을 나갔다가 돌아와야 하는지 혼자 스스로에게 욕도 하면서요. 하지만 그래서 뭔가가 되는 것도 아니라서 숲을 벗어나 제일 먼저 마주치는 무화과나무에서 무화과를 따먹어요. 달고 물기 많아. 자동차는 앞으로 나가지를 않아서 뭐가 문제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또 마을로 나가야 하는 것일까나요. 아마도 부조다 뭐다해서 나에게 엄청난 돈을 뜯어내려고 할지 몰라요. 하지만 자동..
자동차는 털털거려요. 아무래도 여기까지 오는데 가스가 부족해서 그럴 거예요. 하는 수 없이 내려서 목적지인 산 위의 낮은 나무들이 많은 곳으로 걸어가요. 달고 새콤한 열매가 많아서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곳이에요. 불씨를 살리는데 가스는 요긴해요. 낙엽과 나무껍질, 먹으면서 생기는 쓰레기 같은 것들을 꽉 잠기는 통에 넣고 물에 재워놓으면 불이 붙는 가스가 생기는데 이 정도 꾀가 없으면 정원섬에서 혼자 사는 저는 불도 오래 못 피우고 쓸모없다며 가져가라던 자동차를 고쳐서 섬으로 데려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다만 그것 때문에 제가 주기적으로 섬 밖으로 나와서 열매를 팔아야 하지만요. 마을로 나가기는 싫지만 어쩌겠어요. 그리고 작은 나무에서 열리는 빨갛고 새콤한 열매는 마을에서 비싸게 사줘요. 산이 사늘하고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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