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값 × 1.36 = PS값 PS값 ÷ 1.36 = kW값 km/L값 × 기름값 = 1L당 운행비용 1 ÷ L/100km값 × 100 = km/L값 1 ÷ km/L값 × 100 = L/100km값 대충 이 정도만 외워둬도 지금 상황에서 주유소 가기 무섭지는 않을 것 같다. 12.5km/L 연비의 자동차가 있다고 해보자. 이 자동차의 L/100km 연비는 1 ÷ 12.5km/L × 100 = 8L/100km이다. 그러면 작금의 기름값이 2,035원이라 할 때, 해당 차량이 소모하는 리터 당 기름값은 100 ÷ 8 × 2,035 = 25,437원 5전이다. 씨발.
시동을 걸어본다. 쉽지 않다. 평소에는 걸어다니고 심지어는 자동차세 내라는 편지나 자동차보험 관련한 통보가 날아올 때면 참 괴롭다니까. 오늘도 역시 자동차세 아까워서 차를 모는 형편이다. 그렇게 12 CE 2872 번호판을 단 은빛의 2008년식 다치아 로간에 시동을 건다. 인젝션 엔진이 왜 이렇게 카뷰레터스럽게 움직이는지 모르겠다. 겨우 주차장을 나와서 제일 먼저 향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갑자기 쓰레기 처리의 대안이라면서 합성공정을 더 빡세게 굴리는지 더 저렴해진 자동차 연료 가격이 이래도 괜찮은가 수준이라 조금은 의심을 가지며 계산 끝내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그렇게 달리는 간선도로는 막히지 않고 단순하다 못해서 투박하게도 느껴지는 B세그먼트의 루마니아제 싸구려 차는 시속 78 킬로미..
세계는 대충 멸망했는데 메르헨 남매가 예전에 그토록 진부하던 월드오더가 끝났으니 정원을 꾸며보아요 하면서 요정처럼 구니까 사람들은 쟤네 단단히 미쳤군 취급하는데 어디선가 목탄차를 끌고 오고 친구라면서 최신형 안드로이드를 데려오고 농사일을 하면서 가끔씩 적을 해치우느라 마법도 쓰고. 목탄가스는요, 이렇게 타는 땔감을 넣고서 밀폐하면 안에서 불 타는 가스랑 숯이 나오는 원리랍니다 하면서 어디에서 났는지 모를 가솔린차를 모는 두 소년소녀와 하이레그 차림의 최신예 안드로이드 녀석을 믿어도 될까. 왠지 이런 세상에서 화통 단 자동차를 갖고 있을 정도면 전투력쯤은 있을테다. 그리고 우리들 앞에 적들이 나타났을 때, 나는 은회색 눈동자의 안드로이드를 믿었다. 그런데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게 아닌가? 왠지 이상한데 싶을..
자동차 사고가 났다. 다른 차를 박은 것은 아니고 나 혼자 표지판 기둥에 박았다. 난감하다. 우선 보험사에 연락하고 렉카를 기다리고 도크에 도착해 접수까지 하니 시간이 많이 흘러갔다. 중앙구의 도크에서 남서주택단지의 집까지는 전철로 30분이다. 차를 맡기고 전철로 돌아온다. 남서주택단지역 출구로 나와서 희끄무레한 하늘을 본다. 어쩌면 이게 내 심정과 그리도 닮았는지 우울하고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다. 저심도의 지하철역 출구로 나오니 나를 맞아준 희끄무레한 하늘이 나 대신 눈물을 흘리고 우산을 갖고오지 못한 나는 당장 집으로 뛰어들어 간다. 뛰어들어간 집에 누가 있으랴. 당장 나 혼자 사는 집에 누가 있을 리 없다. 도크에 들어간 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철 시간표를 외우고 버스를 갈아타고 늦어서 죄송하다는..
또 한 대가 들어온다. 하유는 철도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또한 내각에서도 장려하는 바이지만 여느 나라와 같이 자동차가 없지는 않다. 그것도 블루크루드 도입 이후로 더 늘었다. 때문에 고장나는 차도 많고 대부분은 그냥 휘발유차에 에탄올을 넣었거나 경유차에 휘발유 넣었거나 하는 경우로 차라리 누르시지요 수준의 고장이다. 하유에서 자동차 전체를 오버홀하려면 공방에 보내는 수밖에 없고 그러면 보증수리 깨져서 눌러버리라는 차주가 많기 때문이다. 하유에서 자동차를 몬다는 것 자체가 아주 가혹한 일이다. 하유국 내각이 합성석유 만들겠다고 협약 맺고 장비를 들여오고 주유소를 몇 군데 만들고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쓰는 자동차에 대한 수입허가를 내린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하유 사람들이 정원에 산다는 자..
거칠게 시동이 걸리는 자동차는 이내 클러치만 붙여져서는 설설 기어가고 있었다. 기어가는 속도로도 여기서는 충분히 다닐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숲 속을 달리며 경쾌함과 서늘함에 감탄하다가도 갑자기 큰 길이 나오면 액셀을 밟고 기어를 올릴 준비나 해야 한다는 것이 큰 문제에 지금 졸고있다는 아주 큰 문제가 있지만. 그렇게 굴러가다가 이내 차를 세우고 시동을 껐다. 너무 졸려서 더 이상 운전이 재미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숲을 나가려면 자동차로 곧장 5분이면 가지만 너무 졸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시동을 켜놔도 검댕이 나오지 않는 기름만이 하유섬에서 팔리기에 괜찮지만 일단은 한스 피셔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것은 접어두자. 히터를 틀고 차 안에서 자고 싶지만 그럴 여지도 없다. 빨리 숲을 벗어나야지 하지만 졸..
트램이 가질 않는다. 바로 앞의 신호가 빨간색이라 그럴지도 모르겠고 트램이 도로교통이고 철로 위를 달리는 버스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들은 경적을 울려댄다. 남서해안의 주택단지를 지나면서 가장 불편한 것이 트램이 가질 않으면 자동차들이 트램 뒤에 붙는다는 것이지만 여기를 지나지 않으면 고속도로로 나가기 힘들다. 물론 시험정원 정도를 구경하면서 조금 늦게 가면 되겠지만 한눈 파는 셈인데다 자동차를 몰면 트램이 신호를 기다리는 것 만큼은 참을 수 있어야 하겠고. 남북고속도로는 소통원활이다. 소통원활한 가운데서 상록숲 방향으로 나가는 마지막 출구로 나가 여울오름으로 가려고 한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용천과 숲 속의 수줍은 사람들이 참 곱지만 일단 자동차의 연료 눈금이 E를 가리킬 때까지 좀 버텨줬으면 좋겠다. 일..
한숨 속에 속만 탄다. 어느 날에는 누군가 나에게 일을 떠넘겼지. 그래서 그 일을 다 해주고서 일단은 이 정도 하고 좀 더 열심히 해달라고 우회적으로 말해도 나는 그게 너는 뭐하는 꼴이냐라는 욕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완전히 나만 욕먹고 일 더 하는 꼴을 참다 못해서 밖으로 나왔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그렇게라도 튀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다. 무단으로 퇴근하고 고과에 무단퇴근 몇 회가 올라가봐야 그것이 삶이라 생각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고지증명을 낸 장소인 근처 전철역 파크앤라이드에 차 세워놓고 전철을 기다렸다. 약 10분 뒤에 남서궤도선까지 직결로 들어가는 열차가 나를 집 앞까지 데려가 주었다. 이야, 튀는 맛이 바로 이런 맛이구나 하면서 집 문을 열기 전, 떠나가는 전철에..
일단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아직도 풀지 못한 여러가지가 정체되어 한창 막히는 도로와 같은 형국이 되었다. 앞을 다시 보았다. 안개가 짙어서 아무런 형상도 보이지 않는, 또한 볼 수도 없는 정도이다. 이런 삶이란 도로는 항상 지나기 힘들다. 경적을 울린다고 해도 메아리 쳐서 괴롭다. 그 메아리가 계속 도로 위에서 울려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안개가 짙은 나머지 차선도 보이지를 않는다. 이런 장난도 장난이 없다. 이대로 곧장 나가다가는 차선을 어기고 사고가 나고말 터. 좀 어떠랴. 인생에 정해진 길이 있긴 한가. 샛길로 가자하니 안개가 자욱해서 그것도 안 된다. 내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또한 민폐가 된다. 샛길로 가면 위험하다. 모두가 이 길로 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자동차를 돌릴 생각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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