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무 농장 한 귀퉁이 손괴사건
조그만 철길을 따라서 가는 화차의 안에는 사탕무가 한 가득 찼고 그렇게 오늘 일도 마무리되었다. 내 집은 여기에서 전철로 좀 더 가야 있는 상록숲 안의 오두막. 그래서 막 도착한 여기에서 친구 삼고 있는 토끼와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고 받아온 일당과 설탕 한 포대를 다락에 밀어 넣는다. 주워놓은 나뭇가지로 난로도 켜고 이제 저녁을 요리할 시간. 아아, 피곤하다. 사탕무 밭에서 잘 여문 것을 골라서 뽑느라고 여기저기가 더 마모되는 기분이 든다. 인형이라고 해서 덜 피곤한 것도 아니고 그저 요정과 사람의 가까운 이웃 수준으로 지내다보니 기계장치로 인해 벌어지는 서로의 체력차이를 제외하면 별 차이 없지만 오늘은 유독 더 피곤해서 물을 긷으러 가는 것을 미뤘다. 그런 불편함도 상록에서 사는 즐거움이니까. 다음 날..
작문/하유 배경의 이야기
2019. 6. 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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