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잡담

휴대폰 바꾸고 싶다.

두번의 봄 2015. 7. 3. 22:50

고2 때의 내가 6월의 더위를 먹고 내쳐서 죽은 베레기를 대신해 쓰던 HTC WildFire도 던져버릴 수 있었던 고3의 11월, 수능도 끝나고 폰도 짜증나서 이것이면 나름 쓸 만하다고 바꾼 갤럭시 노트 2가 뻑가기 시작한다.


2년 약정이 마침 끝나가는 시점인지라 부모님을 설득하고는 있지만 역시, 단통법이라는 초특급 강수가 문제가 될 듯하다. 정말 경제부총리라는 작자를 북엇국에 북어 찢어넣듯이 찢어발기고 싶은 기분은 들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 내가 여기 무사히 있고 서초구 어딘가 으슥한 곳으로 (영장없이) 끌려갈 수 없다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에 감사하며 폰을 바꾸려는데 선택이 법에 끌려가는 이 나라의 손가락질에도 비난을 담은 감사를 보낸다.


개인적으로는 사진도 예쁘게 찍히고 크기도 적당하며, 블루 토파즈라는 매혹적인 색깔이 있는 갤럭시 S6를 사고 싶지만 허락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구름이 드리운다. 내가 쓰는 34 요금제로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 허락되어 있지가 않다. 그 녀석들이 고가 요금제를 써야 지원금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만들어놔서 할인도 안되고 언젠가는 요금이 내린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산업이 무너지는 자충수를 두었으니 소 잃고도 외양간을 또 부수려 드는 꼴 같다.


언제 쯤이면 휴대전화도 이통사 대리점이 아닌, 전자제품 매장이나 제조사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라디오나 선풍기 사듯이 살 수 있는 완전 자급제가 현실화될까. 아마도 언젠가는 요금이 내린다고 호언장담했으니 지구가 멸망해서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 나의 후손의 후손은 완전 자급제의 혜택을 보겠지.


왠지 횡설수설한 느낌이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내가 휴대폰을 바꾸려는 바는 변하지 않았고 이 모든 것이 모두가 원하는 바로 흘러가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