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도 나를 찾아와 주었지요. 그렇게 깨질 것 같이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씨로 우울한 행복을 담아서 하루를 살면 세상은 조금이나마 반짝여요. 하지만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는 섬세함과 여린 마음씨가 그대로 드러나면 안 돼. 그러면 안 돼. 모두 나를 병들었다고 하면서 귀찮아하고 나를 내칠거야. 언제나 그랬듯이. 여기 박하차와 바삭바삭한 과자를 준비했어요. 박하차가 싫다면 커피를 드릴게요. 그러나 혼자만의 티타임. 너무 외로워서 숲으로 들어가면 달콤한 향기를 지닌 종 모양을 한 하얗고 귀여운 꽃무리가 나를 영원한 꿈 속으로 데려다 주겠죠. 안녕.
모두가 검게 변해갈 때, 나는 더 새까매지거나 혹은 회색이 돼요. 왜일까요. 그런데 왠지 아름다워요.
꿈 속에 갇히면 어떤 느낌일까. 그냥 나와 완전히 같지만 왠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년 하나가 온실 속에서 오랫만에 온 손님을 맞듯이 반갑게 뛰어와서는 자기랑 같이 티타임하자고 조르겠지. 티타임을 하면 이 아이는 누구인가 곰곰히 생각하게 돼.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나와 같을 수 있을까 생각하지. 점점 꿈이라는 것을 잊게 돼. 그리고 참 귀여운 아이와 숲을 걷거나 정원과 온실을 돌보거나 하면서 그저 현실을 잊는거지. 그럴수록 나는 하얀 아이가 있는 여기가 진짜인 줄로 알게 돼. 그 아이를 어루만져 주면 살포시 눈을 감는게 귀여워. 그래서 나는 이 아이를 인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지. 하얀 인형이라 그러면 왠지 실망한 표정으로 나를 가볍게 째려보지만 그게 전부야. 하지만 그렇게 나를 생각해주는 아이는 없었기..
섬은 아름답다. 다만 그것 뿐이라서 슬플 뿐이다. 오늘도 정원을 가꾸고 온실을 돌보고 숲을 산책하며 열매를 모으고 물가에서 마실 물을 길어왔다. 그리고 아이와 요정, 동물들과 함께 폭신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불을 지펴놓은 채로 내리는 바람에 철길을 따라 혼자서 내달리는 증기기관차를 붙잡아서 차고까지 몰고가며 철길 위로 놓인 전깃줄이 아직 팽팽한가 살펴보기도 했다. 그렇게 섬은 빛났다. 다만 그것 뿐이었다. 계속 그 뿐이라고 이야기하며 차고에 도착했을 즈음에 나는 피곤해져서 잠시 근처 풀밭에 누웠어. 그리고 예전 기억이 한데 뒤섞인 악몽을 꾸었다. 이 섬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사람들이 하유라는 섬나라로 갈 때, 나도 그 안에 있었지만 의외로 사람들과 같이 살기 싫었던 나머지, 나만 통나무 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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