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변속기 차량을 출발시키려면 우선 클러치를 밟고 1단 넣고 클러치를 살살 놓아주다가 입질이 오면서 탁 걸리는 지점에 다다르면 그대로 그 상태를 유지해줍니다. 경유차의 경우에는 그대로 클러치를 놓아주어도 무방하나 휘발유차의 경우에는 액셀을 밟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반클러치는 그냥 입질이 오면서 탁 걸리는 느낌이 오는 지점까지 클러치를 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클러치만으로 출발이 가능할지는 엔진의 저속토크와 기어비가 좌우하므로 웬만하면 반클러치를 잡았다면 액셀을 밟아 충분한 힘을 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반클러치를 먼저 하는 것이 꺼려진다면 먼저 액셀을 밟고 반클러치를 잡으면 됩니다. 이 경우에는 액셀과 반클러치를 적절히 떼고 밟을 수 있도록 합시다.
오늘도 역시 실패다. 이런 실력으로는 언덕길 근처에 가기도 힘들다. 하필이면 수동변속기가 달린 자동차를 모는 바람에 이렇게 된다. 또한 여기 사는 모두가 자동차를 별로 안 좋게 본다는 것도 한몫한다. 오르막길 연습을 하고 있노라면 차라리 걸어다니라는 듯이 힐끗 쳐다보고 가는 모습이 특히 그렇다고. 사이드브레이크는 걸지 않은 채로 움직이려니 자꾸만 시동 꺼지고 뒤로 밀려서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떻게 하면 이놈의 자동차를 가만히 둘까 생각하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포기는 쉽다. 그리고 재빠르게 반클러치 잡고 브레이크 밟던 발을 액셀로 옮겨본다. 조금 밀렸다가 앞으로 간다.
문득 잠에서 깼다. 왜건의 트렁크를 열고 뒷좌석을 다 젖힌 뒤에 매트리스를 깔아놓은 아늑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상록숲 안 쪽의 호수에서 눈을 뜬다. 너무 늦게 잤나, 뻐근하다. 뒷좌석에 만들어놓은 잠자리를 치우고 식사를 하러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 사실 이 자동차, 하유국에서 디젤을 못 태우게 해서 기름 다 빼고 들여와서 정비만 했는데 얼마 전에 블루크루드인가 뭔가가 풀려서 정말 한가로이 캠핑을 즐기고 있던 중이었다. 여기, 상록구는 온통 숲이다. 북서쪽으로 달려 경계선녹지가 나오고 북서구 표지판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무래도 행정구역 하나를 이렇게 숲으로 나두고 가장 키 큰 나무보다 높은 건물을 못 짓게 하는 그것이 참 마음에 들었지만 자동차는 석유를 태운다며 시동 거는 순간부터 추방이라길래 오늘같..
신기한 일들은 그렇게 쉭쉭 지나가고 진짜 그곳에 암초가 있는지 확인하려 구태여 남동 바닷가에 가보기도 하고 나리에게 인형 마녀를 만난 얘기를 하니까 그런 애였냐고, 왜 여기를 그렇게 소문냈는지 모르겠다고 짜증을 내긴 했어.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딱히 없는 보통 하루가 흘러갔다. 카페는 평소대로 손님이 없고 숲은 가깝고 심심해서 켜본 뉴스에서는 먹을 것을 안 축내는 대체에너지 제작 공정을 도입한다고 해서 피셔-트로프슈 합성이네 뭐네로 시끄러웠다. 그리고는 이제 곧 비식용 바이오매스 연료화 공정이 도입되니 연료사용제한을 피셔-트로프슈 합성법으로 제조한 블루크루드에 한해서 풀어버린다는 보도였다. 나는 우려스럽지만 따르라면 따라야지. 한 번은 프로판 창고가 터져서 미세먼지로 죽어났던 하유섬이 갑자기 유하게 변한..
밤고양이 소동도 지나가고 나는 어찌저찌 또… 출근했다. 그냥 그랬다. 미니라는 자동차가 이제 마음에 들게되어 프라이가 위험하다. 그 정도로 끝이다. 하지만 어디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프라이드가 유명하기는 하지만 어디에서 계속 나오고 있지도 않고 그냥 가지면 만족으로 끝나는 미니는 부품수급이 좋다, 그 뿐이다. 그리고 영국에는 이제 자동차 회사가 하나 빼고 다 없어졌지 않는가. 그런 것으로 고민하느니 차라리 나는 지금 있는 내 차라도 지키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니까 차가 모자르든 아니든 일단은 있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길가에서 차를 몰고 있노라면 서툰 실력에 힘입어 저런 고물차를 몰고 다닌다는 사실이 나에게 경찰을 만나게 해준다. 휘발유를 밀수했느냐는 말에 이미 ..
링크를 누르면 사이파 기술지원 사이트가 나온다. 아랍문자라고 겁내지 마라. 아랍어가 아니라 페르시아어다! گروه خودروسازي سايپا 이 글을 읽는 네가 또르날드 뜨람프도 아니고 고작 문자 하나에 쫄면 쫄보 인증인 것이다. 저 아랍문자는 그냥 '사이파 오토모빌 그룹'이라는 뜻이다. 진짜 멍청한건지 아니면 알라의 계시를 받은 것인지 자기네들이 조립한 자동차의 정비지침서를 조건 없이 무료로 풀고 계신다. 그런데 얘네들, 고유모델 없고 기아 프라이드 설계 사다가 막 이리저리 개조해서 젤나가 맙소사스러운 픽업도 만들고 다치아 로간 1세대도 조립생산하는 그런 녀석이라서 왠지 지적저작권 도둑질 아닌가 싶네. 그거 다 너네꺼 아니잖아…. 위 사진이 사이파의 프라이드 마개조 중 하나인 151 픽업. 젤나가 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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