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봐요! 엄청 투명해요! 너무 맑고 깨끗해서 기분이 좋아질 정도예요. 그리고 내 옆에서는 오붓한 가족의 식사자리예요. 그 사람들은 내 고기로 만든 스튜를 맛있게 먹고 있어요. 맑고 깨끗한 유령은 그렇게 자신이 먹혀서 사라지는 광경을 마치 식사자리를 지키는 하인처럼 보고 있어요. 맛있나요? 맛있었어요? 그렇다면 나에게 정말 맛있는 고기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해주시겠어요? 안 그러면 이 집에 눌러붙을거고 풀터가이스트 일으킬거야. 다들 노린내가 심하지만 기름기가 많았다고 이야기해요. 문득 슬퍼졌어요. 그래서 나는 스르륵 사라져서 어느 공원에 닿았지요. 그리고 풀밭에 누웠어요. 풀밭은 대단히 보드라워서 잠을 자기가 편하고 아름다웠지요. 그리고 그 날, 요정을 만났어요. 푸른 요정이었죠. 우울함을 가져가 주겠다..
전철은 이내 남서주택단지역에 섰다. 개찰구를 나와서 카드를 찍고 지상으로 나온다. 트램이 없어진지는 좀 되었다. 그리고 트램이 없어지는데 대해서 나는 반대의견을 냈지만 주변에서는 저심도라도 해달라고 하는 통에 내 의견은 소수의견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멀리 보이던 바닷가를 이제 버스 차창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구나. 그 충격으로 내 집 앞의 도로를 보지 않으려는 버릇이 생겨서 매우 당황스러운 요즘, 아무런 감흥도 없이 이제 다른 곳과 비슷하게 변해가는 하유섬을 우려하면서도 그게 시대의 부름이라면 하고 단념한다. 아무리 섬이 작아서 버스로도 한 바퀴 돌 수 있다고 해도 굳이 트램을 없애야 했나 하는 것 때문에 나는 이미 마음도 내 집 대문도 걸어잠갔다. 아무도 이제 열지 못하리. 그리고 며칠 후, 누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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