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낮은다리 위. 오늘도 믿음직한 다치아 로간 녀석과 자동차세 아깝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여기로 와버렸다. 바닷물이 아래로 출렁거리는 느낌이 나쁘지 않은, 그렇지만 왕복 4차로의 바닷둑 같은 낮은다리 위에는 남동에서 북동으로 바로 가려는 이들이 이 다리를 건너 지나간다. 문득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쬐고 클러치 조작에 지쳐가면서도 일단 놓았다 붙였다가를 반복하며 나아간다. 어차피 들어왔으면 끝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나갈 수가 없다. 그런 점을 노려서 여기에 일부러 온 것이기도 하지만 도중에 정차대에 세워서 커피라도 한 잔하고 북동쪽에 있는 카페가 많은 그 거리를 향해 가는 여정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핑계거리를 잘 찾았다 싶다. 그렇게 바닷물이 잔잔하게 바로 밑으로 찰랑이는..
촉매 없이 뿜어져 나온 디젤 엔진 매연을 들이마시고는 이제 좀 편안해지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촉매 탈거가 불법이고 내가 죽는다는 것이 어떤 손실인지 케인즈인지는 모르겠는데 냅둬요 좀 죽게. 이게 대수일까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한 바퀴 돌아 돌아오는 판교분기점에서 집과 가까워져오는 서수원나들목까지 나는 자살운전을 할까 참으며 눈물을 참고 결국 남에게 민폐되지 않으려고 했는데 무리. 테콤단지 안으로 들어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사사동의 그 언저리에서 차의 앞유리창까지 깨면서 결국에는 못 참고 주저앉아서 울었습니다. 이곳에는 버스도 오지 않고 차의 앞유리창은 깨져있고 결국에는 내가 여기서 얼어죽을 생각으로 있는게 어쩌면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그냥 미친 놈이다라며 피해서 지나가고 나는 그냥 여..
이야기는 끝나버렸고 다시는 계속되지 않아 위에 쌓이고 먼지가 앉아도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서 지쳐 죽어간 주변의 이야기의 마법들은 당최 여유를 잡아먹고 세상을 각박하게 만들고 서로 싸우고 시끄럽게 만들었다. 보아라 악마여, 이제 네 이야기를 할 차례다. 하지만 악마마저도 끝난 이야기에 갇혔고 끝난 이야기는 현대사회를 각박하게 한다. 각박함이 무엇인가? 이야기가 끝장나서 이야기가 안 된다. 웃기지 않느냐, 이야기가 하나 끝장나서 세계멸망. 더 이상 뭔 이야기도 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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