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나오는 동시에 어디론가 가고 싶어져서 전차 정류장에 섰다. 그런데 전차 정류장 뒷편에 버스가 더 먼저 올 것이 뭐람. 그런데 누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한숨 깊게 쉬고 건드린 방향으로 바라보니 봄이가 장난스럽게 웃고 있었다. 재수 없는 쫄보 소년인형 주제에 이제 나한테는 쫄지 않게 된건가. 뭘 어째.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따로 있으니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그러자 쫄보 스위치가 켜져서는 얼굴을 붉히고 딱히 없다고 술술 부는거 뭔데. 가벼운 한숨을 쉰다. 나는 원래 가려던 데로 간다. 북동쪽의 숲이기는 한데 구 전체가 숲이고 내각결의에 의해서 통제되는 두 개의 구 중의 하나인 상록구가 그 곳이다. 카페거리에 가기 위해 트램을 타면 여기를 지나가는데 항상 궁금하고 특이한 곳이라서 생각해서 말이다...
내가 뭘 할 수 있나. 한낱 소시민이라 더위에 지고 돈에 지면서 돈 생겼다고 듕귁제 휴대전화를 지르는 돈지랄을 해대고 비싼 것을 샀다며 불 속에서 석고대죄 하는 한낱 소인배인 것을. 신문에 투고하면서 밥 벌어먹는 멍청한 인생을 살지 말자. 공사판에서 힘도 안 되는 온실 속 화초가 철근 나르다 죽어서 집에 오는 미련한 상황을 만들지 말자. 외국어 뻥긋거리는 것 하나로 내 나라 모르는 외국인에게 내 나라는 지상낙원이라 혀를 날름거리는 독사는 되지 말자. 자, 이제 뭐가 남나. 나에게 그것들을 빼고 남는 것은 없다. 허나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서 나는 요령껏 없앨 수 있는 내 면허증의 조건 A를 경멸하고 있다. 하지만 클러치를 조질 줄 알고 속도에 맞춰 스스로 변속할 수 있어도 내가 소시민에 쫄보라는 사실은 ..
모두가 검게 변해갈 때, 나는 더 새까매지거나 혹은 회색이 돼요. 왜일까요. 그런데 왠지 아름다워요.
Mili의 "Cerebrite", 화성 8155번 버스와 수원 7770번 버스, 과천 방면의 사당역 버스 정류장, 포천 3100번 버스와 남양주 8002번 버스, 잠실역 환승센터, 포천의 닭장트럭, 700번 시외버스와 안산 3102번 버스, 강남역우리은행 버스정류장. 원래 수원 7770번 버스를 타야 할 사람이 인파에 밀려 화성 8155번 버스를 탄 바람에 향남으로 가는 버스 차창을 보고 발작한다던지 꽉 찬 포천 3100번 버스가 포천시 경계 표지판을 지나니 닭장트럭으로 변한다던가 남양주 8002번 승객들의 한이 쌓여서 롯데월드타워가 샤우론 타워로 각성한다던가. 강남역우리은행 버스 정류장에서 700번 시외버스나 안산 3102번 기다리는데 꼭 자기가 기다리는 버스마다 그냥 지나치거나 안 오거나 해서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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