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저며서 드릴게요. 맛있게 드세요. 또 드릴까요? 나는 쓸모없어요. 그러니 요리되면 더 나을까요. 어떤 향이 좋을까요. 타임 로즈메리 라벤더 민트 용기 나를 기억해요 침묵 다시 한 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내 안식이 되지 못해요. 그나저나 내가 나를 저미고 있군요. 나를 승계하는 자동인형인가요. 하지만 나는 지금 차악해서 무서워. 그런 경우여도 나는 죽은 원래의 나를 저며요. 환상을 보며 나는 요리되었어요. 무슨 환상이었을까; 어울리면서 처형당하는 그런 환상; 사람들에게 끝도 없이 배신당하는 환상; 친절했던 사람이 나에게 등을 돌리는 환상. 맞아요. 현실은 환상, 환상이 현실. 나에게는 적어도 아무것도 없으니.
또 하루가 지나버렸다. 집 앞을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는 시끄럽고 비까지 내리며 오늘도 푸른 요정 녀석은 창가를 보며 비 오는 날이 맑아서 좋다고 노래한다. 그나저나 아직 잠이 반쯤 깬 상태로 소파에 누운 나는 다시 잠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노랫소리가 멈춘다. 요새 심해진 불면과 불편이 잠들지 못하게 하는 마법으로 와서 편히 잠들지 못하는 나에게 '폭신하고 촉촉하게 잠들 수 있고 좋은 꿈을 꾸게 해줄게' 하는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와 차갑지만 보드라운 손이 내 이마에 올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목소리가 우리 집 우울한데다 무료한 푸른 요정이지만 모르는 척해보자. 조금씩 편히 잠에 빠져들었다. 포근하게 들어간 꿈 속에서는 환하게 웃는 귀엽고 수줍은 아이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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