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평화로워서 좀 쑤시다. 하지만 달리 객기를 부릴 이유도 없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그저 퇴근하고 만원 버스에 끼어서 서늘한 여름 속의 열대를 즐기며 매화단지의 셋방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하유국에서는 거주지 대여를 나라에서 해준다는 것을 모르고 개인에게 방을 빌려서 사글세 내는 것도 빠듯하다. 아름다운 정원국가는 좆까라 그래. 그것도 돈 많아야 자가용을 굴리며 여기저기 다니며 느끼는거지 혈혈단신에 에스페란토를 쓰는 이민자 새끼를 반기는 곳이 여기 외에 없으니까 참는거다. 오늘도 주문을 받으면서 내가 이상한 말로 대답한다고 영어로 말하라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는지 모르는데 에스페란토가 버젓이 표지판에 적혀있고 학교에서도 배운다지만 역시 사람들 듣기에는 이상하구나 하면서도 내 모어니까 다른 말을 배우기 ..
마음은 무너져요. 그냥 그렇게 무너져서는 아무 것도 그 무엇도 아닌게 되어버려요. 겨우 무언가가 된다고 해도 그게 끝. 저는 그렇게 아무 것에도 기대를 가지지 않게 되었답니다. 쓰레기 청소. 그게 해야 할 일이면 해야죠. 하지만 주변에 뵈는 것은 쓰레기들. 청소를 하다보면 쓰레기들이 저보다 위에 있기도 하고 이상하게도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저를 만만하게 보고 같이 쓰레기 하자고 조르죠. 같이 쓰레기 하자는 쓰레기에게 저는 곤란한 표정으로 빗자루를 휘둘러요. 그래도 쓰레기가 죽진 않아요. 신기하죠? 아무래도 저는 오랫동안 잠들어 버리는 편이 모두에게 도와주는 것이지만 그것도 이루기가 힘드네요. 쓰레기 본연의 세상에서 쓰레기들과 섞여서 같이 버려져야 하는 것이 세상이라면 차라리 세상에서 지워지는 것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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