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은 병용궤도의 한 가운데에서 멈춘다. 춤추듯 집으로 돌아가 불을 켜고 마무리 작업을 끝내고 잠에 드는 그런 일상, 식상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런 식으로 언제나 초고를 쓰고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자동차를 타고 나가는 일상이다. 어차피 모두들 10시에 출근해서 17시면 전부 퇴근하니까 이게 일상일 뿐이지만. 출근은 역시 그렇듯이 버스 아니면 전철이다. 집 앞의 정류장에 버스가 먼저 오면 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타고 전철이 먼저 오면 병용궤도를 천천히 달리다가 중앙의 지하까지 급행으로 내달리는 전철을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식이다. 아침 출근도장을 찍고 교정받은 기삿거리를 정리하고 틀린 사실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도자료와 대조하고 우선 내가 쓰는 언어인 영어로 작성해 공용어부에 넘기면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
아아 평화로워서 좀 쑤시다. 하지만 달리 객기를 부릴 이유도 없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그저 퇴근하고 만원 버스에 끼어서 서늘한 여름 속의 열대를 즐기며 매화단지의 셋방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하유국에서는 거주지 대여를 나라에서 해준다는 것을 모르고 개인에게 방을 빌려서 사글세 내는 것도 빠듯하다. 아름다운 정원국가는 좆까라 그래. 그것도 돈 많아야 자가용을 굴리며 여기저기 다니며 느끼는거지 혈혈단신에 에스페란토를 쓰는 이민자 새끼를 반기는 곳이 여기 외에 없으니까 참는거다. 오늘도 주문을 받으면서 내가 이상한 말로 대답한다고 영어로 말하라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는지 모르는데 에스페란토가 버젓이 표지판에 적혀있고 학교에서도 배운다지만 역시 사람들 듣기에는 이상하구나 하면서도 내 모어니까 다른 말을 배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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