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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은 병용궤도의 한 가운데에서 멈춘다. 춤추듯 집으로 돌아가 불을 켜고 마무리 작업을 끝내고 잠에 드는 그런 일상, 식상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런 식으로 언제나 초고를 쓰고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자동차를 타고 나가는 일상이다. 어차피 모두들 10시에 출근해서 17시면 전부 퇴근하니까 이게 일상일 뿐이지만.
출근은 역시 그렇듯이 버스 아니면 전철이다. 집 앞의 정류장에 버스가 먼저 오면 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타고 전철이 먼저 오면 병용궤도를 천천히 달리다가 중앙의 지하까지 급행으로 내달리는 전철을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식이다. 아침 출근도장을 찍고 교정받은 기삿거리를 정리하고 틀린 사실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도자료와 대조하고 우선 내가 쓰는 언어인 영어로 작성해 공용어부에 넘기면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 에스페란토로 번역되어 판본이 완성된다. 난감한 것이 있다면 공용어부 녀석들이 가끔 오역을 낸다는 점이라서 거의 신경 쓸 것도 없고 신경을 쓰게되면 큰일난다. 취재는 걸어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고 상대가 원하면 회사 차량을 몰고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 나를 좀 더 편안한 생활을 하게 해 준다. 그렇게 웹에 기사가 올라가고 윤판기 돌아가면 한 숨 돌리면서 창 밖으로 분주한 거리를 바라보고 점심시간을 맞는다.
식사는 전철이 자동차와 바로 지나가는 앞의 트럭에서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갖고 와서 먹는다. 언제 또 수정해달라고 할 문건이 올 지 모르니까. 하지만 그런 일도 없었다. 얼마나 번역이 완벽한지 궁금해서 공용어부에 놀러가면 녀석들은 서툰 영어로 변명을 하려 하는데 내가 다 필요없고 그냥 둘러보는 것이라고 해도 겁을 먹는구나. 세계정세가 복잡해지고 배타적으로 변하는 와중에도 평화롭고 수줍은 정원국가는 시티 팝이 매우 어울리는 중앙구의 어느 신문사에서 일하는 수습기자인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기도 하고 실망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실망한 적은 크게 없지만 아까 공용어부의 녀석들이 보여준 깜짝 놀라는 동작 비슷한 것이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독자가 물어보는 전화를 받고 인터넷 반응을 보고 오늘은 취재요청이 없냐고 묻기도 하며 없다고 하면 그들이 쓰는 언어로 유감이라고 전하면 모두들 웃고 끝나는 이것이 오늘의 하루다.
모두들 퇴근도장을 찍고 취재요청 하나를 수락한 뒤에 나도 퇴근도장을 찍고 지하에 있는 전철역으로 향한다. 행정구역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경계선 녹지에 하유섬 특유의 서늘한 여름이 오고 나는 내일이 바로 토요일이며 일을 쉰다는 것 때문에 주차장에 놓아둔 공방제 시트로엥 2CV를 타고 여름의 여울오름에 갈까 생각한 김에 주차장과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 자동차 상태를 확인한다. 내일 움직이려면 연료도 충전해야 하고 약간만 상태를 확인할 겸해서 근처를 돌고 와야 하겠다. 얼마 전부터 하유섬에서는 블루크루드의 축복으로 그간 금지였던 경유와 휘발유 사용금지가 풀렸다. 그간 에탄올의 물기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메탄가스의 압력이 두려운 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항속거리가 낮은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이용하는 불편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종전의 연료와 함께 블루크루드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나도 내 차를 스스로 휘발유를 쓰도록 개조해서 구조변경을 받고 지금도 잘 타고 있다. 다만 하유국에서는 화석연료 금지이기 때문에 블루크루드로 만든 것들만 태울 수 있어 에탄올로 RON값만 올려놓은 고순도 나프타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있긴 해도 그 정도 노킹이야 정원 그 자체인 하유를 위해 참을 수 있다.
내 전문분야인 자동차 얘기가 나오니 말이 길어지고 말았다. 근처를 돌고 충전소로 들어오니 공교롭게도 기름을 넣어달라는 연료 게이지의 눈금이 전해져 왔다. 휘발유를 가득 주유하고 내일의 경로를 잘 생각해 둔다. 벌써부터 답답함을 풀어줄 드라이빙이 기대된다. 또한 그런 기대를 뒤로 하고 일단은 근린공원의 허브들을 바라보며 향기로움을 느끼는 지금이 너무 소중하고 길가의 풍경과 내게 궁금하다는 듯이 부딪혀오는 어린아이 인형에게 동화를 하나 들려주다가 졸음이 쏟아지면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라 하며 집에 돌아오면 이제 쉴 일만 남은 것이다. 여기서 살며 일하는 것이 즐겁다. 매일 이런 삶이 계속되는 하유섬에 오거든 느껴보시라.
출근은 역시 그렇듯이 버스 아니면 전철이다. 집 앞의 정류장에 버스가 먼저 오면 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타고 전철이 먼저 오면 병용궤도를 천천히 달리다가 중앙의 지하까지 급행으로 내달리는 전철을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식이다. 아침 출근도장을 찍고 교정받은 기삿거리를 정리하고 틀린 사실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도자료와 대조하고 우선 내가 쓰는 언어인 영어로 작성해 공용어부에 넘기면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 에스페란토로 번역되어 판본이 완성된다. 난감한 것이 있다면 공용어부 녀석들이 가끔 오역을 낸다는 점이라서 거의 신경 쓸 것도 없고 신경을 쓰게되면 큰일난다. 취재는 걸어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고 상대가 원하면 회사 차량을 몰고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 나를 좀 더 편안한 생활을 하게 해 준다. 그렇게 웹에 기사가 올라가고 윤판기 돌아가면 한 숨 돌리면서 창 밖으로 분주한 거리를 바라보고 점심시간을 맞는다.
식사는 전철이 자동차와 바로 지나가는 앞의 트럭에서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갖고 와서 먹는다. 언제 또 수정해달라고 할 문건이 올 지 모르니까. 하지만 그런 일도 없었다. 얼마나 번역이 완벽한지 궁금해서 공용어부에 놀러가면 녀석들은 서툰 영어로 변명을 하려 하는데 내가 다 필요없고 그냥 둘러보는 것이라고 해도 겁을 먹는구나. 세계정세가 복잡해지고 배타적으로 변하는 와중에도 평화롭고 수줍은 정원국가는 시티 팝이 매우 어울리는 중앙구의 어느 신문사에서 일하는 수습기자인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기도 하고 실망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실망한 적은 크게 없지만 아까 공용어부의 녀석들이 보여준 깜짝 놀라는 동작 비슷한 것이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독자가 물어보는 전화를 받고 인터넷 반응을 보고 오늘은 취재요청이 없냐고 묻기도 하며 없다고 하면 그들이 쓰는 언어로 유감이라고 전하면 모두들 웃고 끝나는 이것이 오늘의 하루다.
모두들 퇴근도장을 찍고 취재요청 하나를 수락한 뒤에 나도 퇴근도장을 찍고 지하에 있는 전철역으로 향한다. 행정구역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경계선 녹지에 하유섬 특유의 서늘한 여름이 오고 나는 내일이 바로 토요일이며 일을 쉰다는 것 때문에 주차장에 놓아둔 공방제 시트로엥 2CV를 타고 여름의 여울오름에 갈까 생각한 김에 주차장과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 자동차 상태를 확인한다. 내일 움직이려면 연료도 충전해야 하고 약간만 상태를 확인할 겸해서 근처를 돌고 와야 하겠다. 얼마 전부터 하유섬에서는 블루크루드의 축복으로 그간 금지였던 경유와 휘발유 사용금지가 풀렸다. 그간 에탄올의 물기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메탄가스의 압력이 두려운 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항속거리가 낮은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이용하는 불편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종전의 연료와 함께 블루크루드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나도 내 차를 스스로 휘발유를 쓰도록 개조해서 구조변경을 받고 지금도 잘 타고 있다. 다만 하유국에서는 화석연료 금지이기 때문에 블루크루드로 만든 것들만 태울 수 있어 에탄올로 RON값만 올려놓은 고순도 나프타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있긴 해도 그 정도 노킹이야 정원 그 자체인 하유를 위해 참을 수 있다.
내 전문분야인 자동차 얘기가 나오니 말이 길어지고 말았다. 근처를 돌고 충전소로 들어오니 공교롭게도 기름을 넣어달라는 연료 게이지의 눈금이 전해져 왔다. 휘발유를 가득 주유하고 내일의 경로를 잘 생각해 둔다. 벌써부터 답답함을 풀어줄 드라이빙이 기대된다. 또한 그런 기대를 뒤로 하고 일단은 근린공원의 허브들을 바라보며 향기로움을 느끼는 지금이 너무 소중하고 길가의 풍경과 내게 궁금하다는 듯이 부딪혀오는 어린아이 인형에게 동화를 하나 들려주다가 졸음이 쏟아지면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라 하며 집에 돌아오면 이제 쉴 일만 남은 것이다. 여기서 살며 일하는 것이 즐겁다. 매일 이런 삶이 계속되는 하유섬에 오거든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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