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은 병용궤도의 한 가운데에서 멈춘다. 춤추듯 집으로 돌아가 불을 켜고 마무리 작업을 끝내고 잠에 드는 그런 일상, 식상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런 식으로 언제나 초고를 쓰고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자동차를 타고 나가는 일상이다. 어차피 모두들 10시에 출근해서 17시면 전부 퇴근하니까 이게 일상일 뿐이지만. 출근은 역시 그렇듯이 버스 아니면 전철이다. 집 앞의 정류장에 버스가 먼저 오면 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타고 전철이 먼저 오면 병용궤도를 천천히 달리다가 중앙의 지하까지 급행으로 내달리는 전철을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식이다. 아침 출근도장을 찍고 교정받은 기삿거리를 정리하고 틀린 사실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도자료와 대조하고 우선 내가 쓰는 언어인 영어로 작성해 공용어부에 넘기면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
힘든 일이 있다면 그냥 풀밭에 누워 쉬면 되는 세상을 떠올린 적이 있었어요. 고양이도 있고 날씨도 서늘하고 아름다워서 여름이 없을 정도지요. 그렇게 결국 그런 장소를 찾았고 여기에서 아무도 없는 편안한 삶을 살고 있어요.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물은 맑아서 목을 축이기에 좋지요. 그리고 이따금씩 자동차를 몰고 언덕을 올라가서 지는 해를 보기도 하고 슬플 때는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 귀를 막고 울기도 하죠. 이런 아름답고 귀여운 일상이 항상 계속 되기를 빌며 저는 오늘도 정원으로 꾸며진 곳에서 살고 있답니다. 마을로 나가보아요. 마을에는 철길도 있고 아이스크림과 푸딩을 파는 동글동글한 트럭, 달콤한 사탕가게와 농장이 있지요. 모두가 조심스럽고 상냥해서 남을 잘 상처주려고 하지 않아요. 여기에 오기 전까지..
달콤한 산딸기. 바구니를 채우고도 남아요. 앵두도 바구니를 채우고도 남고 체리도 바구니를 채우고도 남아요. 달콤한 여름 과일들이 사늘한 이곳에서도 잘 자라주어서 고맙고 사랑스러워요. 언제나 넉넉하게 많은 야채와 과일을 먹을 수 있지요. 오늘도 남동쪽의 아침은 분주하답니다. 저는 동료들을 따라서 바구니를 들고 시중을 들었어요. '메이, 이 나뭇가지를 잡아주렴'이라거나 '메이, 손님이 오면 좀 부탁해'라던지 제가 되도록이면 무리하지 않게 해주셔요. 다만 제가 인형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거예요. 동화 속의 소풍 좋아하는 여자아이 풍의 옷을 입고 바구니를 들고서 과수원과 농원의 여러분들을 돕는게 저, 메이의 일이에요. 의외로 저는 운전을 할 줄 알아요! 그래서 시장통으로 깡통을 몰고서 과일을 팔러 가면 다들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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