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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가사

88번

두번의 봄 2018. 5. 1. 22:55
인천행에 화가 나서
영등포역 중앙차로에서 88번을 탔네.

수틀리면 부천으로 못 간다네.
수틀리면 날뛰는 버스와 함께
순무가 유명한 외딴 섬의 터미널로 간다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전화 걸어나보자.

아 계장님 죄송해요.
버스가 날뛰어서
부천 가는 버스가 강화도로 갔어요.

참게탕 점심 먹고
퇴근하면서
순무랑 새우젓 사가요.

조공을 바치오니
이 불쌍한 중생 구원하소서.

살펴보면 배차간격 비슷하네.
살펴보면 경로도 비슷한 버스가
순무가 유명한 외딴 섬의 터미널로 간다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전화 걸어나보자.

아 계장님 죄송해요.
버스가 날뛰어서
부천 가는 버스가 강화도로 갔어요.

지키려면 공격하고
방어하면서
강화와 부천을 오가요.

안전을 바치오니
이 불쌍한 인생 구원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