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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드디어 다섯번째 도전이다.

네번째 도전에서 얼마나 어이없게 떨어졌던지 짜증나서 포효한지도 일주일이 지나가서 드디어 내일, 결판을 볼 나의 1종 보통 면허 취득이 이제 나에게 재미있는 운전과 모든 승용차를 운전할 수 있게끔 하는 기적을 주길 바란다. 하지만 손쉽게 합격점으로 다 들어와서는 시동 중 재시동을 걸어서 떨어진 네번째 시기가 나는 너무 아까운 것이다. 그러면 이제 A코스가 걸리기만을 기대하면 되겠지. 아마도 운전면허시험 전산은 이미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치는 모양이라 항상 내가 먼저 탔으니 내일도 그럴테다.

시중의 자동차는 거진 오토다. 하지만 내가 수동변속기를 쓰려고 이렇게 버둥거리는 것은 매뉴얼의 매력에 빠져서 그런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수동은 익숙해지려면 상당히 번거롭고 귀찮다. 반클러치 감을 익히는 것만으로 전부지만 속도에 맞춰서 변속해야 하고 정지할 때에 브레이크만 밟았다가는 스톨이 난다. 하지만 오토가 너무 졸리고 운전이 쉽다 이외에 아무런 이득도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니 인생이 지루해져 의욕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바로 1종 보통 운전면허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연말이 오기 전에는 수동변속기를 쓸 수 있게 되겠지.

반클러치가 마치 인간관계 같다는 생각을 한다. 클러치를 떼는 요령은 시트를 조절할 때에 클러치를 바닥까지 밟을 수 있는 위치로 고정시킨 뒤에 클러치가 탄성으로 튀어나와서 입질이 오거나 묵직해지는 지점을 미리 알아놓아 그 지점을 반클러치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조건 1단 출발이 원칙이지만 차가 힘이 좋다면 2단 출발해도 좋다. 하지만 그 반클러치라는 개념이 없는 초보가 페달을 떼면 간다는 사실만 알고 성급하게 반클러치에 물리는 과정 없이 차를 몰려고 하면 곧 스톨이 나고 만다. 반클러치를 잡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 뒤에 차가 슬슬 기어가면 차가 떨리기 전에 엑셀을 밟아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안 그러면 또 스톨이 난다. 이렇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서 운전을 하면 괴롭다거나 즐겁다거나가 갈릴 것이다. 과연 인간관계도 그래서 상대에 대한 이해가 없이 막장으로 들이대었다가 서로의 관계가 끊기고 그 이상으로 나가더라도 추진이 부족해 끊기는 것이 반클러치와 닮았다.

이런 귀찮은 과정을 거쳐 변속하는 수동변속기가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줬듯이 다섯번째 도전이니만큼 1종 보통에 합격했으면 좋겠다. 복병은 무작위로 진행되는 코스선택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