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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문

정체된 인생의 길 위에서

두번의 봄 2019. 9. 14. 21:49
일단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아직도 풀지 못한 여러가지가 정체되어
한창 막히는 도로와 같은 형국이 되었다.

앞을 다시 보았다.
안개가 짙어서 아무런 형상도 보이지 않는,
또한 볼 수도 없는 정도이다.

이런 삶이란 도로는 항상 지나기 힘들다.
경적을 울린다고 해도
메아리 쳐서 괴롭다.
그 메아리가 계속 도로 위에서 울려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안개가 짙은 나머지 차선도 보이지를 않는다.
이런 장난도 장난이 없다.
이대로 곧장 나가다가는
차선을 어기고 사고가 나고말 터.

좀 어떠랴.
인생에 정해진 길이 있긴 한가.
샛길로 가자하니
안개가 자욱해서 그것도 안 된다.
내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또한
민폐가 된다.
샛길로 가면 위험하다.
모두가 이 길로 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자동차를 돌릴 생각도 못한다.
내 길인지도 모르고
그저 직진만 하는 형국이다.

누군가 도와준다면,
아니, 여기서 견인차를 부르면
얼마나 걸려서 나를 여기서 꺼내줄까.

하지만 견인차를 부르면
여기까지도
못 올지 모른다.
길이
막혀서 그렇다.

쉬운 길을 놔두고 여기왔냐 하면
나는 말해두겠다.
저 너머에 내 집이 있는데
길이 막혀버렸노라!

그렇기에 나는
막히는 길을 따라갈 수밖에.
샛길로 가기에는
내 눈 앞의 안개가 심하다.
견인차도 막혀서 못 온다.

답답함은 언제나
나 혼자만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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