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는 어디에 서있는 중일까.
어중간한 장소에 외발로 서서
모두가 위험하다며 내려오라는 그 장면에 바로 내가 있지.
그렇게 그 누구도 그쪽으로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 위태로운 외줄을 타고있고 모두는 내가 타고있는 줄 밑에서 나를 걱정하면서도 내가 떨어지면 재미있겠다며 내기를 하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나를 바로 체포할 것 같은 경찰도 그 중에 있지. 모두가 힘든 와중에 내가 외줄을 탄다고 해서 모두의 아픔이나 위태로움이 사라지지도 않아. 그렇지만 나는 내가 이런 짓을 하는 것에 딱히 의미를 두지도 않는 걸. 이미 나의 의미는 종결되었으니까. 그렇게 모두가 나의 추락을 바라듯이 위를 바라보고 있고 그런 상황에 나는 당황하지만 천천히 줄을 타고 말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가면서 이런 상황에서 그냥 죽어버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외줄을 타고 건너편으로 나아가. 그리고 나는 내심 바라지. 내가 줄을 중간쯤 타고 지나가서 포기하듯 자유낙하 하면 바로 죽을 수 있을텐데. 영원한 꿈 속으로 들어가 아무래도 좋을 몸만 현실로 내치면 좋지 않을까 하면서 그렇게 중간쯤에서 몸을 뉘자 모두들 내가 죽으려 그런다고 수군대. 그러면 나는 죽을 수 없어져서 몸을 다시 앞으로 숙이고 앞으로 나아가. 줄은 끊어지려 그러고 모두들 내가 죽는다고 아우성치지. 군중들은 내가 죽는 것이 더 보기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집중하는 것 같은 느낌에 나는 힘들어져. 집으로 돌아가 편안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짓누르고 나는 그 생각을 이길 수 없어져서…
추
락
하
고
그 이상으로 이야기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아.
'작문 > 흩어지는 글을 모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먹혀 유령이 되다 (0) | 2020.02.25 |
---|---|
복구된 문서입니다 (0) | 2020.02.08 |
맙소사, 내가 미쳤지 (0) | 2020.01.31 |
소설 속 배경에 주유소 하나 만드려면 (0) | 2020.01.25 |
수동변속기 차량을 출발시키려면 (0) | 2020.01.16 |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