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달려나온다. 내려오면서 기어를 바꾸고 다 내려오면 또 기어를 바꾼다. 공방제 자동차가 재미있고 하유국 산업 중에서 꽃과 나무하고 제일 거리가 먼 산업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그런 와중에도 이걸 또 수출하고 그러다니. 그래, 이게 사는거지. 차고에 차를 세워둔다. 자동차는 즐기는 목적이지 실용적으로 쓰기에는 너무 비싸고 골치 아프다. 집으로 돌아와서 내일 출근할 준비와 전철 시간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오면 전철을 타고 중앙의 일자리로 출근한다. 서류는 챙겼고 오늘 만나야 하는 사람들을 체크하며 회사에 출근체크를 찍고 바로 만나야 할 첫 사람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에서 기다린다. 하지만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걱정하는 전화를 거니 차가 밀린다나. 자동차 회사 미팅인데 차가 밀려..
사늘한 여름과 하얀 겨울 날씨가 전형적이라 히터는 필요하지만 에어컨은 필요 없는, 철도와 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자동차 없이도 살 만하지만 자동차는 있어야 하는 1,210.5 제곱킬로미터의 작고 이상한 섬나라. 내가 사람들을 통솔하고 데리고 다녀야 하는 나라다. 사람들은 하유국에서 추방될 수도 있는 룰을 들은체 만체하고 여울오름 물에 동전을 던지다 걸려서 추방당하거나 상록숲의 나무를 함부로 꺾어서 벌금을 물거나 상냥한 가이드가 사실은 자동인형이라는 사실에 놀라서 기절하거나 혹은 함부로 대하다가 경찰에 잡혀가는 등 아주 난장판이다. 그래서 오늘부로 사표를 냈다. 외국인 문제 때문이냐고 하면 고개 끄덕일 수밖에. 사표는 수리됐다며 수고했다고 나가보란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도시의 풍경을 본다. 여느 곳이..
마음은 무너져요. 그냥 그렇게 무너져서는 아무 것도 그 무엇도 아닌게 되어버려요. 겨우 무언가가 된다고 해도 그게 끝. 저는 그렇게 아무 것에도 기대를 가지지 않게 되었답니다. 쓰레기 청소. 그게 해야 할 일이면 해야죠. 하지만 주변에 뵈는 것은 쓰레기들. 청소를 하다보면 쓰레기들이 저보다 위에 있기도 하고 이상하게도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저를 만만하게 보고 같이 쓰레기 하자고 조르죠. 같이 쓰레기 하자는 쓰레기에게 저는 곤란한 표정으로 빗자루를 휘둘러요. 그래도 쓰레기가 죽진 않아요. 신기하죠? 아무래도 저는 오랫동안 잠들어 버리는 편이 모두에게 도와주는 것이지만 그것도 이루기가 힘드네요. 쓰레기 본연의 세상에서 쓰레기들과 섞여서 같이 버려져야 하는 것이 세상이라면 차라리 세상에서 지워지는 것이 저..
하유국은 작은 섬나라일까 아닐까 한다면 일단 맞다. 초반에는 1,210.5㎢ 면적의 섬 하나에서 시작해서 점점 불어나가는 그런 셈일테다. 일단 중심되고 이야기의 중앙에 있는 땅덩어리, 하유섬은 작은 섬이고 이 섬의 기후는 애매하다 못해 일단 상춘기후와 냉대습윤기후의 특징이 섞인 하유국만의 기후를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봄 가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일 년내내 계속되는 서늘함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 특징을 정말 전형적이면서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섬의 날씨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정도 살아보곤 학을 떼고 도망가버린, 아무도 살지 않는 사실상의 무주지였다가 결국에는 그 섬의 북서쪽에 누군가 다시 상륙하고 몇 시간 뒤, '하유'라는 나라가 세워졌다. 그렇게 세계 표준시보다 10시간이 빠른 시간이 흐르는 작은..
일이 끝나면 나는 계란 프라이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고 1단 반클러치와 엑셀을 동시에 주면서 출발한다. 간선도로 요금소에서 요금내는 것도 솔직히 너무 수월했다. 나리 녀석이 그냥 준 깡통이나 경비가 넘겨준 이 계란 프라이나 오십보 백보다. 다만 계란 프라이는 히터에 에어컨에 라디오가 되지 않던가. 그것을 위안삼으며 파란색 달걀 프라이를 집 근처 공영주차장까지 몰고 가는데 경비가 용케 그걸 타냐고 놀라더라. 그러면 깡통 타보시겠냐고, 난방과 냉방이 안 되고 승차감도 깡통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나에게 묻지 않더라. 그러나저러나 자기가 준 계란 프라이는 어떠냐고 하니까 나는 일단 저렴함의 끝에 남을 자동차를 두 대나 갖고 있으니까 한 대는 놀겠다 싶다고 얘기해 두고.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할 필..
링크를 누르면 사이파 기술지원 사이트가 나온다. 아랍문자라고 겁내지 마라. 아랍어가 아니라 페르시아어다! گروه خودروسازي سايپا 이 글을 읽는 네가 또르날드 뜨람프도 아니고 고작 문자 하나에 쫄면 쫄보 인증인 것이다. 저 아랍문자는 그냥 '사이파 오토모빌 그룹'이라는 뜻이다. 진짜 멍청한건지 아니면 알라의 계시를 받은 것인지 자기네들이 조립한 자동차의 정비지침서를 조건 없이 무료로 풀고 계신다. 그런데 얘네들, 고유모델 없고 기아 프라이드 설계 사다가 막 이리저리 개조해서 젤나가 맙소사스러운 픽업도 만들고 다치아 로간 1세대도 조립생산하는 그런 녀석이라서 왠지 지적저작권 도둑질 아닌가 싶네. 그거 다 너네꺼 아니잖아…. 위 사진이 사이파의 프라이드 마개조 중 하나인 151 픽업. 젤나가 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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