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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달려나온다. 내려오면서 기어를 바꾸고 다 내려오면 또 기어를 바꾼다. 공방제 자동차가 재미있고 하유국 산업 중에서 꽃과 나무하고 제일 거리가 먼 산업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그런 와중에도 이걸 또 수출하고 그러다니. 그래, 이게 사는거지.
차고에 차를 세워둔다. 자동차는 즐기는 목적이지 실용적으로 쓰기에는 너무 비싸고 골치 아프다. 집으로 돌아와서 내일 출근할 준비와 전철 시간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오면 전철을 타고 중앙의 일자리로 출근한다. 서류는 챙겼고 오늘 만나야 하는 사람들을 체크하며 회사에 출근체크를 찍고 바로 만나야 할 첫 사람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에서 기다린다. 하지만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걱정하는 전화를 거니 차가 밀린다나. 자동차 회사 미팅인데 차가 밀려서 웃기다고 사무적인 농담을 건네고 약 30분 흘러서 미안하다고 약속장소에 나타난 상대는 하유에서 자동차가 팔리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할 정도고 허옇게 질려서 빨리 끝내라 수준으로 굴었다. 흥, 그저 자동차 공방에서 판매원이나 하는 나도 평소에는 차를 놓고 트램으로 출퇴근하는데 어련하겠어 하는 말은 삼키고 여기는 펀카 위주로 구매하고 출퇴근은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얘기하고서 우리 회사의 키트카 카탈로그를 꺼낸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일단 바이어 손님은 우리랑 계약을 하고 갔다. 공방으로 가는 것은 체류 일정이 남았으니 천천히 하겠대. 그리고 다음 손님도 여기 걸어오기 너무 힘들다고 불평하기에 버스를 타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노선 외우기 힘들고 이제 곧 출국이라 그럴 여유가 없다고 하는 누군가였다. 그래, 내가 차를 놓고 출퇴근하는 얘기를 하면 분명 나랑 거래를 안 하겠구나 싶어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에 자동차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하유국의 기형적인 상황은 감추고 무조건 저렴한 라인업을 요구하기에 실용적인 2CV 레플리카를 소개했다. 하지만 갑자기 눈빛이 변하는 커스토머가 나는 매우 엠바러싱해서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물어보니 이런 것이 아니라 케이터햄 비슷한 것은 안 파냐고 하시네. 아차하고 다른 카탈로그를 꺼내서 소개한다.
그렇게 다시 본사로 돌아와서 퇴근도장을 찍고 트램으로 집에 도착한다. 집에 짐을 내려놓고 다시 나와서 공영주차장의 자동차를 살핀다. 간단하고 아름다운 녀석이지만 하유에서는 그다지 필요없는 녀석이다. 그게 뭐냐면 수틀리면 택시, 평소에는 버스와 전철을 이용하면 되기에 자동차 공방의 외판원이라는 내 직업과 모순되지만 역시 자동차는 번거롭고 출퇴근은 대충 버스로 하면 되고 전철로 하면 되니까 먼지를 털어내고 오늘은 이만 끝. 그래도 하유의 도로는 자동차가 달리고 블루크루드 도입 이전에는 경유와 휘발유, LPG가 금지였던 이상한 섬나라의 바닷가에는 노을이 드리우고 오늘도 주말에 자동차를 몰고 동쪽 바닷가에 가볼 생각을 하며 내일을 준비하려 집에 돌아가 오늘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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