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국 외무부는 최근, 외신들이 '하유는 평행세계의 싱가포르'라고 표현한 데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하유국 정부는 개국 초기에 일본, 한국, 북조선, 대만, 중국 등과 수교하며 '첫 수교의 빌딩'에 그들의 대사관 및 대표부를 마련하고 한국, 일본과는 '하일한 상호 동반자 협정'을 체결, 상호 3개국 간의 여행사증 면제와 무역과 교류 편의를 도모함으로서 그 이듬해에는 국제연합에도 가입하는 등, 적극적이고 포용적인 외교행보를 보여왔다.허나, 하유국 국체를 3권분립도 애매하며 아직도 검열이 만연하고 파업과 시위도 단 하나의 장소에서 엄격한 통제 아래에서만 가능하고 노조는 불법인 싱가포르에 빗대는 일부 외신의 행태에 대해 하유국은 그저 와신상담하며 굴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게 되었다.하유는 상냥함이 이..
하유국은 작은 섬나라일까 아닐까 한다면 일단 맞다. 초반에는 1,210.5㎢ 면적의 섬 하나에서 시작해서 점점 불어나가는 그런 셈일테다. 일단 중심되고 이야기의 중앙에 있는 땅덩어리, 하유섬은 작은 섬이고 이 섬의 기후는 애매하다 못해 일단 상춘기후와 냉대습윤기후의 특징이 섞인 하유국만의 기후를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봄 가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일 년내내 계속되는 서늘함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 특징을 정말 전형적이면서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섬의 날씨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정도 살아보곤 학을 떼고 도망가버린, 아무도 살지 않는 사실상의 무주지였다가 결국에는 그 섬의 북서쪽에 누군가 다시 상륙하고 몇 시간 뒤, '하유'라는 나라가 세워졌다. 그렇게 세계 표준시보다 10시간이 빠른 시간이 흐르는 작은..
일이 끝나면 나는 계란 프라이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고 1단 반클러치와 엑셀을 동시에 주면서 출발한다. 간선도로 요금소에서 요금내는 것도 솔직히 너무 수월했다. 나리 녀석이 그냥 준 깡통이나 경비가 넘겨준 이 계란 프라이나 오십보 백보다. 다만 계란 프라이는 히터에 에어컨에 라디오가 되지 않던가. 그것을 위안삼으며 파란색 달걀 프라이를 집 근처 공영주차장까지 몰고 가는데 경비가 용케 그걸 타냐고 놀라더라. 그러면 깡통 타보시겠냐고, 난방과 냉방이 안 되고 승차감도 깡통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나에게 묻지 않더라. 그러나저러나 자기가 준 계란 프라이는 어떠냐고 하니까 나는 일단 저렴함의 끝에 남을 자동차를 두 대나 갖고 있으니까 한 대는 놀겠다 싶다고 얘기해 두고.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할 필..
오늘 일도 끝났고 집에 돌아간다. 그게 다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뭐가 그렇게 싫은지 오늘은 트램 바퀴까지 헛돌고 어느새 차가워지는 바람에 몸을 떨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집에 오면 차라리 내 자가용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지금 내가 뭐하고 있나 하는 그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그럴수록 푸른 요정 루미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정면으로 부딪히거라 하고 나는 난감해지지. 그나저나 어쩌라고 이렇게 모든 일이 난감하게만 느껴지는지 여러모로 힘들 뿐, 아무 느낌도 없이 이어지는 휴일을 맞고 만다. 맞았으니 아프다. 이제 편히 쉴 수 있다는 느낌으로 루미와 함께 마룻바닥에 누워서 뒹굴거리다 잠들어 버려서 잠꼬대로 루미를 인형인 양 껴안게 되어버리면 흠씬 맞고 잠에서 깬 뒤에 잠꼬대였냐 하면서 싫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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