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폰 자체가 끊기지는 않았으니 주택공사 전화번호 찾아서 전화를 건다. 나 좀 살려달라고, 직원이 와서 대문을 쇄정하고 가버렸는데 나가지 못하면 집세를 벌기 위해서 일 찾으러 나가지도 못한다고 연락을 취하기는 했다. 또한 푸른 요정은 바깥에서 쇄정장치를 풀어주려고 하다가 눈에 생기가 나간 채로 그저 대문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렇게 대문 쪽에 난 작은 창문을 두드려 푸른 요정을 불렀다. 그리고 자기를 '루미'라고 불러달라고 힘 없이 얘기한다. 근데 있잖아, 요정이 자기 이름 가르쳐 주면 마력이 반토막 나지 않아? 그런 질문에 대답은 아깝다고 하는 푸른 요정 루미였다. 에스페란토로는 '빛나다'라는 뜻이고 핀란드어로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는 뜻인데 이름 귀엽다고 하니 지금도 현실도피하냐며 굶어죽으..
Mili의 "Cerebrite", 화성 8155번 버스와 수원 7770번 버스, 과천 방면의 사당역 버스 정류장, 포천 3100번 버스와 남양주 8002번 버스, 잠실역 환승센터, 포천의 닭장트럭, 700번 시외버스와 안산 3102번 버스, 강남역우리은행 버스정류장. 원래 수원 7770번 버스를 타야 할 사람이 인파에 밀려 화성 8155번 버스를 탄 바람에 향남으로 가는 버스 차창을 보고 발작한다던지 꽉 찬 포천 3100번 버스가 포천시 경계 표지판을 지나니 닭장트럭으로 변한다던가 남양주 8002번 승객들의 한이 쌓여서 롯데월드타워가 샤우론 타워로 각성한다던가. 강남역우리은행 버스 정류장에서 700번 시외버스나 안산 3102번 기다리는데 꼭 자기가 기다리는 버스마다 그냥 지나치거나 안 오거나 해서 그러면..
인천행에 화가 나서 영등포역 중앙차로에서 88번을 탔네. 수틀리면 부천으로 못 간다네. 수틀리면 날뛰는 버스와 함께 순무가 유명한 외딴 섬의 터미널로 간다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전화 걸어나보자. 아 계장님 죄송해요. 버스가 날뛰어서 부천 가는 버스가 강화도로 갔어요. 참게탕 점심 먹고 퇴근하면서 순무랑 새우젓 사가요. 조공을 바치오니 이 불쌍한 중생 구원하소서. 살펴보면 배차간격 비슷하네. 살펴보면 경로도 비슷한 버스가 순무가 유명한 외딴 섬의 터미널로 간다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아이고 오늘 내 출근길도 망했네. 전화 걸어나보자. 아 계장님 죄송해요. 버스가 날뛰어서 부천 가는 버스가 강화도로 갔어요. 지키려면 공격하고 방어하면서 강화와 ..
사실은 김포 1002번과 60번에 다니는 세문박이를 찍으려고 했는데 한 번 가니 안 와서 빡쳤다고. 그리하여서 그냥 평범한 김포 60번을 한 번 내렸다 탔다하면서 검단사거리역까지 타고 와서 가정역으로 향했다. 루원시티…. 여튼 그 바이모달트램인가 뭔가하는 녀석을 아주 잡고 싶어서 기다렸다. 세문박이처럼 아주 안 올 줄 알았는데… ? ?? ??? 그러타. 세문박이보다 더 신사였던 거시다. 그리하여 별로 안 기다리고 바이모달트램에 올랐다. 바이모달트램이 달리는 모양새가 궁금하면 클릭하거라. 승차감이 아주 좋았다. 그나저나 엔진은 있는 것 같던데 전기버스 느낌이 약 30% 정도 나기도 하고? 그렇게 시작인 가정역에서 끝인 청라국제도시역까지 타고 갔다는 말씀. 그리고 이 녀석, 아직 자율주행은 못 한다. 왜냐하..
아아 오늘도 일자리는 못 찾았다. 이렇게 돌아다녀도 내 일은 어디에도 없음을 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사는 마을로 돌아간다. 차창 밖으로 보는 하유의 풍경은 사랑스럽구나. 하지만 나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로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다니. 그렇게 겨우 일자리를 찾으러 달려온, 갈아타는 여기에서 나는 그냥 걸음을 멈췄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가 아직 오지 않았고 그저 벚꽃과 매화와 살구꽃이 함께 피는 서늘한 봄날이지만 엘리뇨의 기운이 물씬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들,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빵빵 소리를 내며 도착한 버스에 올라 집에 도착해도 그저 나라에게 빌린 이 집도 언젠가는 뺏기겠지 싶어서 심란해지는 하루하루에 정신이 나가도 좋지 않을까 하며 그저 시름시름 앓는 모습으로 바깥에 나간 느낌..
세계 표준시보다 열한 시간이 빠른 시계는 똑닥거렸고 일자리를 얻지 못한 누군가는 하유섬 한 가운데를 걸어다녔다. 전철 타고 쭉 가니 어느샌가 여기에 닿았고 여기서 해안가에서 근처의 집으로 걸어간다 한들, 나라한테 빌린 집. 살고 있는 동네가 바닷가랑 가까워서 언제나 막힐 때마다 바닷가로 가는 멍청한 니트는 남서구 한귀퉁이에 있는, 나라에서 빌려준 집에 살고 있다. 진짜로 나라가 조그마해서 주택을 배급한다고. 그런 입장에서 외람되지만 빨리 일을 해야하는 나의 처지는 한심하다 못해서 짜증난다. 이런 일상이 끝나기를 바라며 '적어도 사랑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싶다'고 매일매일 바라는 바보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오늘, 내가 타려던 게 몇 시에 온댔었나 하고 좀 더 일찍 일을 잡으러 나갔다면 탈 수 있었을..
텅 빈 서울 6호선 화랑대역 열차 안팎으로 시작하겠다. 나 아주 빡쳤다. 그나저나 지난 화랑대 철도공원 관련 포스팅에 기본적인 것도 안 되어 있다고 했었는데… 오 호리 빡. 건널목 두 개하고 선로가 아직도 끊겨있고 선로에는 보도블록이나 판자가 아직도 꽉 물려있고 전차선도 없었다. 그보다도 나는 여기에 와 있다는 히로덴 906호를 보려고 온 것이니 보러갔다. 그런데 그 상태가 나를 갑자기 철싸대로 만들었다. 아니 시발. 히로시마에서는 이렇게 처참한 상태인 녀석은 없었는데 뭔 일이 있었던거냐. 그렇게 나는 이 몰골을 보자마자 "노원구청장 이 십원놈이!"를 육성으로 지르는 철싸대 짓을 하고야 말았다. 진짜 마일드 스틸에 조예도 없는 싱셰키가 저걸 그냥 캐노피나 그런 조치도 없이 눈을 맞혔다고? 그래도 가라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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