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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언제나 봄가을 날씨만 계속되는 섬에는 기분 좋은 바람이 불죠. 아름다워요. 그런 가운데에서 숲 속에 핀 꽃과 작은 새의 울음소리, 토끼의 보드라움, 여우의 폭신함이 참 깨질 듯이 귀여웠어요. 이 섬이 정원으로 계속 있을 수 있고 온실 속의 인형 친구들과 계속 티 타임을 할 수 있는 것도 다 나의 마법. 풀어버리면 사라지는 덧없는 것들.

모든 마법이 우울한 행복함과 슬픈 차분함 위에 있어서 모두에게 귀여움을 받고 응석을 받아주는 상냥한 사람에게 소원을 묻는 것으로 당신을 믿는다는 표시를 하면 그저 피식 웃고는 머리 만져주며 머릿결이 꼭 비단같아 말하고 좋은 꿈을 꾸라며 나를 잠들게 하고 사라져서는 참 귀여운 인형소년이었어 말하는 여러분이 싫어요. 그래서 나는 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쫓아내고 나만 살게 만들어놨지요. 그러고나니 왠지 기분이 홀가분해졌어요. 혼자 죽어갈 수 있고 아무도 관여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내 마법으로 존재하는 이 정원에 요정이 나타나고 말았지요. 아주 새하얀 요정이요.

하얀 요정은 위로를 건넸어요. 내가 무서워하며 경계하니 미소를 띄며 죽이라고 하더군요. 씩씩대며 진짜 죽이려는 동작을 취하다가 무기는 떨구고 그저 털썩 주저않아 울어버리고 말았어요. 하얀 요정은 괜찮다면서 '너도 나 만큼이나 보드랍구나' 하면서 토닥여주었어요. 그러면서 좋은 꿈을 꾸라며 깨질 듯이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와 점점 잠에 빠져드는 기분….

…네, 저는 지금 온실 속에서 눈을 떴어요. 왠지 하얀 요정을 만난 기분은 꿈만 같아서 뭔가 폭신해서 너무도 말랑한 베개같은 기분이에요. 상냥한 하얀 요정님, 다시 나에게 와서 하얗고 보드라우면서 다시 마주치고 싶은 위로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