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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문

한 편, 온실 속에서는

두번의 봄 2020. 4. 17. 23:45

어서오세요. 많이 힘들었죠?

그저 상냥한 누군가를 만나려고 꿈 속의 온실로 도망쳐요.
그게 별로 안 좋은 일이라는 것은 알고서요.
그 아이는 인형.
하지만 그 아이가 왠지 나랑 같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
착각이 맞을거예요.
저 아이가 나랑 같으면 안 돼.

그래서 뭘 할까요.
서로 마주보며 티 타임 가지고
조용히 놓여있거나 실없는 말을 주고받아요.

덧없이 위로받아요.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온실에 나랑 비슷한 처지의 인형이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고 화사한 온실을 좋아해요.
그렇게 있자니 온실 밖으로 나가기 싫어져요.

그런게 전부,
내가 짜증나는 실제를 잊기위한 방법.
온실 속에 또 하나의 나를 인형으로 만들어 놓고
그 인형과 티 타임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온실이 있는 정원섬을 산책하는 것.

모두가 상냥하고 애매하고 여린 마음씨를 가져도
그게 현실에 없으면 매우 덧없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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