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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한 가운데, 모두들 좋아하는 카페에는 아무도 없고 나 혼자서 스쿠터를 타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어느 오후가 다 흘러 집으로 돌아왔어요. 계속 나를 쫓아오길래 그냥 집으로 들인 고양이가 야옹거리는 아주 근사한 하루.
그렇게 에어컨이 평소에는 필요없을 정도로 서늘한 하유섬의 여름날을 만끽하며 오늘 하루를 닫아보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은 왠지 더위를 느껴서겠죠. 그렇게 또 하루는 지나가고 뭔가를 오늘도 해내지 못했다는 상념에 빠져서 그저 집 앞에 세워둔 스쿠터나 닦는 거였죠. 이러다가 잠들겠지 했지만 잠은 오히려 고양이가 먼저 들었고 나는 뜬 눈으로 오늘 마트에서 사온 것들이나 멀뚱히 보고 있을 뿐이었지요.
그렇게 피곤하게 일어나서 고양이가 한심하게 식빵을 구우며 나를 보고 있는 그 가운데 기지개를 켜고 또 하루를 시작하고 맙니다. 어쩐지 아침밥이 먹고 싶더라니 아침이로군 하면서요. 그래서 간단히 어제 산 것으로 간단히 아침밥을 해먹고 또 다시 자동차세 아까우니 스쿠터를 타고 고속도로를 포함한 공허의 나들이를 나가는 거죠. 시내의 경쾌함과 같이 달리던 트램과 입체교차 하는 지점과 고속도로로 들어가 상록 방면으로 나가며 숲이 시작되는 아름다움이 공허해서 오히려 아름다운 순간이었죠. 그러다 집에 혼자 남은 고양이 때문에라도 시속 110으로 달려와 고양이 밥 주는 하루가 또 갔어요.
오늘 하루를 마감하기 전에 이런 느낌이었지요. 집에 도착하기 전에 스쿠터에 주유하고 또 기름값이 올라서 이걸 팔아버려야 하나 기분이 상해서 하유제당이 연료합성을 포기하면 나라 망할텐데 중얼거리던 것도 있고 고양이 밥 주는 삶을 위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건가 싶고 일도 아프다는 핑계로 자주 출근하지를 못하니 삶이 말도 아니게 망가져서 실업수당 비슷한 돈으로 살아가는 내가 살고 있는 것이 맞는지 힘들다 하며 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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