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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뭐가 잘 안 되고 말았네요. 일단 햇빛이 좋으니 잠을 청해보고 고양이가 찾아오면 쓰다듬고 그래도 안 되면 길 건너의 마을로 가서 사람들과 무엇이 좋은거냐고 말을 얹고 오기로 해요. 하지만 여튼 간에 일단은 그 무엇도 하기 싫어서 그저 뒹굴거리다가 심심한 고양이가 제 등에 올라와서 식빵을 굽고 말지요. 내려 와.
그렇게 자동차와 전철이 다니는 길을 건너와서 미안해요 일이 잘 안 풀려서 그러는데 좀 무언가 도움을 주시겠어요 하면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대부분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죠. 찾아낸 여러 개의 답변 중에서 산책을 하거나 바닷가에 가거나 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저는 많이 지쳤거든요. 이런 식으로 많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도 나는 그냥 남서쪽에 사는 인형이라고요.
지루해져서 무작정 전철을 타고 동네를 벗어나려고 하니까 막상 타고 나니 갈 곳도 없고 하유섬은 너무 작아서 뭘 하려고 해도 재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죠. 결국 마을의 중앙으로나 나와서 새콤한 과일이 있나요 물어보고 다시 집으로 옵니다. 길거리에 세워진 공방에서 만들어진 듯한 귀여운 자동차의 사진을 찍거나 하면서 결국 오늘도 허비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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