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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유에 입국하면 관광객들은 놀란다. 의외로 산업이 합성석유와 원예에 붙잡혀 있는 나라치고는 잘 사는 모양새를 하고 있고 사람들은 수줍어하면서 강하게 거절하며 법칙이 많아 깨면 요정이 노여워한다고 한다. 하지만 하유에 살려면 이 모든 것이 당연해야 한다. 엄연한 유권자인 요정이 살고 있어서 개발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연기관을 사용하면 돌 맞을 각오를 해야 하는 숲으로 된 동네와 사람들이 폭력적이고 자신들을 통제하고야 마는 군대는 이 섬에서 없는 것이 낫다며 서로에게 폭력을 선사해서 군대 창설이나 주둔을 없던 일로 만든 일이 그렇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져주지 않으면서도 거리를 유지하며 순진하게 사는 것이 하유의 국민성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보기에는 그저 자기네들을 위해 연기해주는 것이라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비무장 사수를 위해서 내각이 총사퇴하거나 서로 몸싸움을 벌였느니 하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이런 지루하고 내세울 것 없는 섬나라에서 쉬다 가라는 것도 왠지 관광객들을 되려 내쫓는 모양새라 오래된 자동차를 들여와 합성석유를 넣고 관광택시를 굴리고 전철을 타면 그 어디로든 큰 길가로는 데려다주는 것도 모자라 왜 이 나라에는 밤문화가 빈약하냐, 홍등가는 어디에 있느냐 하는 말로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바람에 강제출국 당하는 놈들도 있기 마련. 나는 남서해안에 살면서 여기에서 불 피워도 되냐는 이상한 질문과 밤마다 터지는 폭죽소리에 놀라며 잠을 설치고 있다. 그들이 잘 듣도록 내가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끌고 와 중립에 빼고 엔진소리를 내도 찾아오는 것은 공회전을 자제해 달라고 난감하게 웃는 경찰 뿐이다. 일단 시동을 끄고 해안가에 사는 누구라고 관등성명 대고 관광객의 폭죽이 시끄럽다고 해봤다. 하지만 경찰은 단속하고 있으니 진정하라고 하고 그렇다고 배기음으로 복수하면 다음 번에는 단속대상이라고 하고 그냥 간다. 그리고 여전히 봄바닷가에는 폭죽이 울리고 나는 잠을 설친 채로 출근을 했다.

놀러 오는 이들이 주로 하유의 동화같은 느낌을 좋아해서 온다고 해도 여기에는 이미 수백만 명의 하유 국적자들이 살고 있다. 금방 놀고 떠날 거라면 적어도 하유에서 문제가 될 행동은 안 해줬으면 하지만 어딜가나 추한 놈들은 있고, 오늘은 렌터카로 보이는 놈 하나가 내 앞을 칼치기 해서 지나가는 바람에 넘어질 뻔했다. 웃기지 않는가, 오토바이를 칼치기 하는 자동차라니! 카페로 출근해서는 오늘도 역시 관광객들 때문에 못 살겠느냐고 질문하는 동료들과 여기는 그냥 평범한 섬나라일 뿐인데 하면서 오늘의 기분도 망쳐버린 내가 결국 일을 느릿느릿 시작했다. 제발 사람이 사는 곳에 놀러왔으면 거기 사는 사람도 생각해줬음 하지만 일탈을 위해 동화 속으로 들어온 다른 나라 놈들이 그것까지 생각할 여유는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