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귀여운 세계와 그 한가운데에서 그 어떤 분위기에도 어울리지 못하는 나와 곱게 갈아서 잼 병에 담아 물을 붓고 차가운 돌틈에 하룻밤 나두면 내려지는 커피와 순한 폭군인 상냥한 토끼, 그리고 월귤나무 열매의 빨간색을 가만히 지켜보며 감탄하는 나. 몽롱한 어느 섬과 그 섬에 심긴 나무들을 살펴보아요. 백리향과 복숭아, 무화과와 로즈메리, 커피와 육계, 또한 라벤더. 또한 그 곳에도 있는 토끼와 고양이, 그리고 너무 상냥하고 마음이 여리면서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유약한 요정들이 그곳에. 우울한 꿈이에요. 깨고싶지 않아. 매우 귀엽고 아름다운데다 라벤더 밭은 넓어서 마치 보랏빛 천과 같고 향기로워요. 현실이 아니고 그저 나는 꿈을 꾸고 있겠죠. 마음씨가 착하고 여린 요정들, 아니 착하고 여린 마음..
심한 우울함이 와서 일찍 잠들게 되면 희미하게 기억나는 동화적인 꿈을 꾸게 된다. 깊게 잠들기 직전, 완전히 잠든 것도 아니라서 눈을 떠서 방을 살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의식이 잠들어 있지 않은 것도 아닌 상태로 말이다. 꿈에서 소심한 소년과 상냥하고 위로하기 좋아하지만 꽤 심약한 메이드와 집사 남매를 만났어 소심한 소년은 칭얼대고 심약한 도우미 남매는 다 괜찮을거라고 푹 쉬고 있다가 도움이 필요하면 부디 불러달라고 나를 위로했는데 나는 그 아이들이 전부 불쾌했어. 왜 이렇게 기억나는 꿈에서는 동화적인 배경에 심약하고 상냥한데다 착해서 왠지 불쾌해지는 아이들과 나는 왜 뭔가를 잃어버린건가 하는 생각에 잠겨서 잠시나마 행복해지는거지. 그리고 왜 그 아이들은 나를 보고 자기랑 같다고 할까나. 그렇게 희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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