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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귀여운 세계와 그 한가운데에서 그 어떤 분위기에도 어울리지 못하는 나와 곱게 갈아서 잼 병에 담아 물을 붓고 차가운 돌틈에 하룻밤 나두면 내려지는 커피와 순한 폭군인 상냥한 토끼, 그리고 월귤나무 열매의 빨간색을 가만히 지켜보며 감탄하는 나.

몽롱한 어느 섬과 그 섬에 심긴 나무들을 살펴보아요. 백리향과 복숭아, 무화과와 로즈메리, 커피와 육계, 또한 라벤더. 또한 그 곳에도 있는 토끼와 고양이, 그리고 너무 상냥하고 마음이 여리면서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유약한 요정들이 그곳에.

우울한 꿈이에요. 깨고싶지 않아. 매우 귀엽고 아름다운데다 라벤더 밭은 넓어서 마치 보랏빛 천과 같고 향기로워요. 현실이 아니고 그저 나는 꿈을 꾸고 있겠죠. 마음씨가 착하고 여린 요정들, 아니 착하고 여린 마음씨 자체가 현실에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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