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와중에 나는 또 뭐하고 있는걸까. 밤 사이에 갑자기 트램이 다니는 그 부분이 선로 깔린 복공판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고 '결국에는 도로파의 승리로구먼'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공사안내판에는 '해안마을 지하배관 점검 및 궤도 노반 고르기 공사 중; 남서선 노면전차는 그대로 이용 가능함'이라고 적혀있는데 과연 그것을 증명하듯이 바로 전차가 왔다. 앞으로 전차가 없어지겠구나 하면서 오늘도 망해버린 그 가게로 향했다. 탈세자 동결자산이 되어버린 가게 때문에 오늘도 일 못하는 신세가 된 나는 뭐가 되는걸까. 북동쪽으로 향하는 길. 상록숲이나 북동카페거리로 가실 분은 열차를 갈아타라고 알리는 열차는 이제 목서통역에 섰다. 그리고 상록숲을 가로지르는 전차를 기다리고 그렇게 북동카페거리행 전차를 끝까지 가서 네..
아무래도 오늘은 아닌 것 같았지요. 대전 가는 급행 아닌 급행열차 객차 안에서 나는 당최 무슨 생각으로 지루히 앉아 있었는지. 신탄진철교를 넘어가면 군급 동네에 처음으로 들어왔다는 담배공장, 그리고 고속철도와의 합류지점 후, 대전에 도착합니다. 모두들 대전은 그냥 볼 것 없는 도시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좀 다른데요. 참 푸르러서 좋습니다. 시내버스가 제정신이 아니긴 하지만요. 적당히 비싼 푯값에 적당히 먼 곳. 나는 그렇게 항상 들르는 으능정이와 그 안의 성심당과 정부대전청사와 그 건너편의 한밭수목원과 그 옛날에는 엑스포 회장으로 들어가는 다리로 향하며 가만히 갑천을 바라봅니다. 가만히… 갑천을… 노려봅니다. 폐허가 된 한빛탑 주변에서 눈을 돌려도 국립중앙과학관 쪽으로는 가지 않을겁니다. 볼 것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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