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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나는 또 뭐하고 있는걸까. 밤 사이에 갑자기 트램이 다니는 그 부분이 선로 깔린 복공판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고 '결국에는 도로파의 승리로구먼'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공사안내판에는 '해안마을 지하배관 점검 및 궤도 노반 고르기 공사 중; 남서선 노면전차는 그대로 이용 가능함'이라고 적혀있는데 과연 그것을 증명하듯이 바로 전차가 왔다. 앞으로 전차가 없어지겠구나 하면서 오늘도 망해버린 그 가게로 향했다. 탈세자 동결자산이 되어버린 가게 때문에 오늘도 일 못하는 신세가 된 나는 뭐가 되는걸까.
북동쪽으로 향하는 길. 상록숲이나 북동카페거리로 가실 분은 열차를 갈아타라고 알리는 열차는 이제 목서통역에 섰다. 그리고 상록숲을 가로지르는 전차를 기다리고 그렇게 북동카페거리행 전차를 끝까지 가서 네스토 데 피고까지. 이제 달갑잖은 표정으로 나를 맞으면서 언제 일할거냐고 다그치는데 '이제부터 내 가게에 오면 돈 내고 먹게 할테야'라며 진짜 한다면 할 것임을 내게 말해도 문제가 많아. 이마에 손을 짚으며 그저 난감한 지금 상황을 다 말하지 않으려고 용을 썼다. 그래서 일할 곳은 없고 나는 일할 의욕도 없으며 기술도 없고 그냥 나라에서 빌려주는 집 대여금이나 째리는 형편이라고 말하자 싸대기가 날아왔다. 그리고 진짜 돈 받겠다며 여기서는 일 못할테니 딴 곳 구하라고 말하며 내 스스로 가게를 나가게 한다.
전철은 느리다. 급행을 탔는데도 느리다. 트램은 느려서 버스 탔는데 느리다. 집으로 들어오니 돈이 짜증난다. 그저 누워서 망상에 빠져서 사업을 해보기도 하고 약을 해보기도 하고 그러는 상황에서 나는 당최 무슨 행동을 했길래 푸른 요정한테 목을 졸려야 하는데. 그나저나 울고 있는데, 이 녀석. 마치 '아무것도 못 할거면 우울요정한테 죽어버려'라고 말 없이 말하는데 거의 내가 죽음 직전까지 갈 즈음에 놀란 표정으로 나를 놓는다. 그리고 집 안의 빈 방으로 튀어도망쳐 들어간다. 목이 너무 아파. 그리고 이 지리멸렬한 상황은 또 뭐야. 망상할 바에야 죽으라는 소리야? 나는 여기 와서 우선 뭐했는지 생각도 안 난다. 진짜로 마약한 듯하다. 무슨 약을 했기에 이런 일이 느껴지는거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래서 아무 일이나 시작하려는데 없어. 내가 비집을 수 있는 일자리는 없다. 일본어를 한다고 해서 도움될 것은 없다. 왜냐하면 이 나라의 소통어라 모국어 구사자가 있는데 외국어로서 그 언어를 쓰는 나를 뽑을 이유가 없다. 식물 연구소는 내가 생물학 학위가 없어서 안 된다. 우선 나는 근처 경찰서에서 갖고 있는지도 몰랐던 운전면허 교환인가 경신인가를 했고 일단은 그것만 했다. 운전은 자동변속기 차량 밖에 못하는 나는 택시 운전도 좀 그렇다. 자격증은 자격을 따기에 좋은 시절도 아니며 자격을 따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막노동을 할 수 있는 체력도 아니며 조만간 내가 조금씩 쓰고 있는 기본생활자금도 끊긴다. 그게 바닥나면 일하겠지 하면서 저 슬픈 아이가 내 목을 왜 조른건지 곱씹는다. 그리고 어떤 살인미수범은 빈 방에서 왠지 울고 있어.
일자리를 찾아서 마을사무소로 나갔다. 마을에서 소개해주는 일이 참 많았지만 내게 맞는 일자리는 없었다. 마을사무소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 그냥 그 평범한 공원으로 걸어간다만 공원에서 뭘 더 생각하냐면서 집까지 걸어가자 하지만 발이 지쳤다. 택시를 잡아서 미터기가 기본요금을 초과하기 전에 내리려고 했는데 내린다고 말했을 때, 기사가 미터기를 확인하고 창 밖을 가리키는 통에 나는 망할 구간삥을 뜯기고 집에 돌아와서 일할 방도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일단은 너무 피곤해서 짜증나는 것을 풀고 싶다. 푸른 요정이 아아 들어오자마자 왜 잠드는건데 하면서 할 일 없는 한량이라고 하는데 맞는 소리야. 얹혀살거면 꺼져. 그리고 그 소리에 갑자기 울음 터뜨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저 우울요정 새끼를 어쩌지.
집 앞의 트램 선로가 오늘은 복공판이 아니라 정식으로 깔아놓은 선로 놓인 콘크리트 블록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니 지하배관 공사는 끝났음을 알아차렸다. 집에서 가까운 트램의 종점인 원예연구소 시험정원 앞에서 내리니 이제 곧 뻗칠 햇빛에 대비하라는 듯이 장미가 활짝 피어있었고 그런 와중에 나는 여름이 싫다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여울공원에서 이랬을 때에 어떤 새하얀 남자애 만난 기억을 갑자기 떠올리는 것은 뭐냐. 그런데 어쨌든 여기에 봄이는 없다. 전화를 하면 또 깜짝 놀랄까 그만 둔다. 근처 간선도로 진입로에서 내려온 것일까, 나는 비싸서 사지도 못하는 자동차들이 계속 내려온다.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상황인데 이거 완전 돌겠네.
마을사무소에서는 아무런 일도 아니라면서 나에게 막노동을 시키려는데 나는 그 만큼 저학력이 아니라고 곤란해하다 끌려나오고 북동쪽으로 가서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그 애한테 빌지만 그 아이는 바로 무리라고 말한다. 일하고 싶고 정 일이 안 잡히면 부탁하라고 했는데 진짜 일이 안 잡혀. 그래서 그냥 여러가지로 일이 문제라서 짜증나던 찰나, 원예연구소에서 시험정원 관리를 뽑는다고 마을사무소에서의 연락이 왔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 번 해보겠노라고 하며 최저임금에서 조금 더 받는 그 일을 하루 다섯 시간 하고서 집에 돌아오면 된다고 하니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려 그곳으로 다시 향했다. 간단한 면접 후에 좋다면서, 내일부터 시작합시다 하는데 여기는 그래도 국가기관이니 영점처럼 그냥 망해버리지는 않겠지 하며 나에게 최면을 걸었다.
다음 날이 왔다. 트램을 타고 종점인 시험정원 앞까지 타고 가면 바로 있는 그 시험정원 온실이 내가 일해야 할 곳. 요령을 가르쳐줄테니 그대로 하라며, 잔가지만 잘라내면 되고 물은 때 되면 자동으로 식물에게 주어지지만 건조할 때는 직접 해줘야 한다는 것과 함께 일 시작. 일을 잘한다는 칭찬과 월급으로 나갈거라며 통장 계좌번호를 부탁한다는 말에 통장계좌 적어주고 퇴근. 다섯 시간이 참 뻐근했다. 그렇게 일자리 잡은 기념으로 북동카페거리 갈 거야. 트램을 탄 김에 끝까지, 남서중앙역에서 전철로 갈아타는 그 거리에 망해버린 영점이란 카페에 살짝 눈길은 주었지만 탈세자에게 줄 눈길은 이제 없겠지 하면서도 아마 지금쯤이면 지수의 탈세혐의는 어찌되었을까 생각을 감히 해보기도 하고 또한 그러다가 타야 할 열차를 보낼 뻔했다.
첨채로역에서 버스를 타고 좀 돌아서 도착한 나리네 가게. 그런데 어쨌든 일은 잡아야 살 수 있느니까 하는 나리는 좀 내가 일자리를 찾은 것을 반가워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눈치로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지 생각해보라고 내 기분을 읽은 듯이 카페를 하는 북동쪽의 인형소녀는 말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하지 못했다는 듯이 장난을 치기 시작하는데, 그만 해. 이 일이라도 안 하면 나는 굶어죽는다고. 그런 덕분에 오늘은 자기가 산다면서 산딸기가 올라간 타르트를 내놓는데 의외로 맛이 없더군! 그렇게 어떻게 일을 할거고 좀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생각은 없냐고 나에게 묻자 나는 맛없는 타르트와 커피에 괴로우면서 그러면 지금 이 맛없는 것부터 맛있는 것으로 줄거냐고 던지자 깜짝 놀라며 맛이 없냐면서 막 당황하는 사이에 자리를 뜨자
버스가 역시 느리지만 빠르다. 간선도로 위에서 정체가 있던 것을 빼면. 그리고 왜 토깠냐고, 먹어보니 진짜 맛없었다며 미안하다고 휴대전화는 울린다. 일은 잘 해보라고 하는 약간의 비아냥도 함께 담겨서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이 오고 트램을 놓친 덕에 버스를 타고 좀 도는 길로 첫 출근. 하는 일이 뭐 별거 있냐고 하는데 나는 지금 죽을 맛이거든. 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하니 더 죽을 맛이고 거기에 오늘 일에서 열외된 느낌은 특히 짜증났다. 그리고 일이 끝나고 트램으로 두 정류장, 집으로 들어오면 왜 도망갔냐는 나리에게서의 문자로 울리는 휴대전화, 그리고 오늘따라 '어서오세요, 주인님'이라고 하며 왠지 하녀처럼 구는 푸른 요정을 한 번 세게 노려보고는 그냥 내 방으로 들어간다. 필요한게 있다면 언제든 도와줄 수 있다며 무슨 문제라도 있냐며 자꾸 그 행세를 멈추지를 않는데, 지친다. 그냥 너로 있으라고. 나는 지금 진짜 내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단다.
하루는 또 밝아와서 또 출근해야 한다. 시험정원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것 역시 망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지각하고 말았다. 지각의 이유를 묻는 데에는 갑자기 그럴만도 하지, 교통국은 왜 그렇게 변덕이 심하대 하면서 이해해주는 그 쪽이 나는 너무 감사해요. 그런데 오늘도 내가 하는 전정이 시원찮다며 일에서 열외되고 그렇게 본의 아니게 쉬는 동안에 그러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거지 하고 생각만 늘어날 뿐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나리에게 문자가 온다. 자기네 가게 오겠냐고 하는 문자에 나는 낸들 아냐고만 알려준다. 그리고 작업반장이 와서 내가 짤렸다고 알려주었다. 일에서 계속 열외당하니 뭐, 당연한 결과이기는 한데, 씁쓸해진다. 오늘 짤렸으니 당분간은 놀거다. 그렇게 정했으니까 번복은 없어. 일단 북동쪽으로 향한다.
내가 일에서 계속 열외당하다가 짤렸다고 말하니 나리도 그 상황이 매우 난감한 일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여튼 이 정도만 해두고 나리에게 제일 맛있는 메뉴가 뭐냐고 물어본다. 나온 것은 레몬 타르트. 그렇게 말 없는 몇십 분 간이 지나고 진짜 나리네 카페에서 일하면 안 될까 해서 물어보니 안 된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가게를 나가 집으로 돌아와 누울 만큼이나 내가 찌질하다 하면서 그냥 지금의 난감함을 잘 즐겨두자 생각한다. 전차가 지나가고 버스가 자동차 길을 막고서 손님을 타고내리게 하다가 신호 맞춰서 출발하는 이 한산한 해안마을이 너무 나는 그렇고 그렇다.
좀 있으면 빌려쓰는 집의 대여금 내라고 하유주택공사 명의의 청구서가 날아오고 몇 번 경고 날아오다가 알게모르게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나중에는 대문 자물쇠도 쇄정해서 나를 이 집 안에서 굶겨죽일지 모른다. 정원국가라고 들으면 뭐하나, 어느정도 삶을 영위할 줄 알아야 아름답고 그렇지 못하면 주택공사에서 빌린 집 대여금도 못 내서 자기 집 수도와 전기 끊기는 것을 시작으로 집 대문 자물쇠가 공사 직원들에 의해서 보통 방법으로는 못 열게 되어버리고 그럼 돈을 다시 내겠다는 선언 없이는 못 나가거나 못 들어간다고. 진짜 나는 빌린 집 요금을 안 냈다고 이 집구석에서 굶어죽기는 싫다. 그런데 좀 있으면 집을 앞에 두고 자물쇠가 쇄정돼서 못 들어가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집 바깥으로 못 나가게 돼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러면 또 마을사무소로 가서 일자리 잡는 수밖에 없는거고.
북동쪽으로 향하는 길. 상록숲이나 북동카페거리로 가실 분은 열차를 갈아타라고 알리는 열차는 이제 목서통역에 섰다. 그리고 상록숲을 가로지르는 전차를 기다리고 그렇게 북동카페거리행 전차를 끝까지 가서 네스토 데 피고까지. 이제 달갑잖은 표정으로 나를 맞으면서 언제 일할거냐고 다그치는데 '이제부터 내 가게에 오면 돈 내고 먹게 할테야'라며 진짜 한다면 할 것임을 내게 말해도 문제가 많아. 이마에 손을 짚으며 그저 난감한 지금 상황을 다 말하지 않으려고 용을 썼다. 그래서 일할 곳은 없고 나는 일할 의욕도 없으며 기술도 없고 그냥 나라에서 빌려주는 집 대여금이나 째리는 형편이라고 말하자 싸대기가 날아왔다. 그리고 진짜 돈 받겠다며 여기서는 일 못할테니 딴 곳 구하라고 말하며 내 스스로 가게를 나가게 한다.
전철은 느리다. 급행을 탔는데도 느리다. 트램은 느려서 버스 탔는데 느리다. 집으로 들어오니 돈이 짜증난다. 그저 누워서 망상에 빠져서 사업을 해보기도 하고 약을 해보기도 하고 그러는 상황에서 나는 당최 무슨 행동을 했길래 푸른 요정한테 목을 졸려야 하는데. 그나저나 울고 있는데, 이 녀석. 마치 '아무것도 못 할거면 우울요정한테 죽어버려'라고 말 없이 말하는데 거의 내가 죽음 직전까지 갈 즈음에 놀란 표정으로 나를 놓는다. 그리고 집 안의 빈 방으로 튀어도망쳐 들어간다. 목이 너무 아파. 그리고 이 지리멸렬한 상황은 또 뭐야. 망상할 바에야 죽으라는 소리야? 나는 여기 와서 우선 뭐했는지 생각도 안 난다. 진짜로 마약한 듯하다. 무슨 약을 했기에 이런 일이 느껴지는거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래서 아무 일이나 시작하려는데 없어. 내가 비집을 수 있는 일자리는 없다. 일본어를 한다고 해서 도움될 것은 없다. 왜냐하면 이 나라의 소통어라 모국어 구사자가 있는데 외국어로서 그 언어를 쓰는 나를 뽑을 이유가 없다. 식물 연구소는 내가 생물학 학위가 없어서 안 된다. 우선 나는 근처 경찰서에서 갖고 있는지도 몰랐던 운전면허 교환인가 경신인가를 했고 일단은 그것만 했다. 운전은 자동변속기 차량 밖에 못하는 나는 택시 운전도 좀 그렇다. 자격증은 자격을 따기에 좋은 시절도 아니며 자격을 따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막노동을 할 수 있는 체력도 아니며 조만간 내가 조금씩 쓰고 있는 기본생활자금도 끊긴다. 그게 바닥나면 일하겠지 하면서 저 슬픈 아이가 내 목을 왜 조른건지 곱씹는다. 그리고 어떤 살인미수범은 빈 방에서 왠지 울고 있어.
일자리를 찾아서 마을사무소로 나갔다. 마을에서 소개해주는 일이 참 많았지만 내게 맞는 일자리는 없었다. 마을사무소 근처에 공원이 있어서 그냥 그 평범한 공원으로 걸어간다만 공원에서 뭘 더 생각하냐면서 집까지 걸어가자 하지만 발이 지쳤다. 택시를 잡아서 미터기가 기본요금을 초과하기 전에 내리려고 했는데 내린다고 말했을 때, 기사가 미터기를 확인하고 창 밖을 가리키는 통에 나는 망할 구간삥을 뜯기고 집에 돌아와서 일할 방도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일단은 너무 피곤해서 짜증나는 것을 풀고 싶다. 푸른 요정이 아아 들어오자마자 왜 잠드는건데 하면서 할 일 없는 한량이라고 하는데 맞는 소리야. 얹혀살거면 꺼져. 그리고 그 소리에 갑자기 울음 터뜨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저 우울요정 새끼를 어쩌지.
집 앞의 트램 선로가 오늘은 복공판이 아니라 정식으로 깔아놓은 선로 놓인 콘크리트 블록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니 지하배관 공사는 끝났음을 알아차렸다. 집에서 가까운 트램의 종점인 원예연구소 시험정원 앞에서 내리니 이제 곧 뻗칠 햇빛에 대비하라는 듯이 장미가 활짝 피어있었고 그런 와중에 나는 여름이 싫다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여울공원에서 이랬을 때에 어떤 새하얀 남자애 만난 기억을 갑자기 떠올리는 것은 뭐냐. 그런데 어쨌든 여기에 봄이는 없다. 전화를 하면 또 깜짝 놀랄까 그만 둔다. 근처 간선도로 진입로에서 내려온 것일까, 나는 비싸서 사지도 못하는 자동차들이 계속 내려온다.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상황인데 이거 완전 돌겠네.
마을사무소에서는 아무런 일도 아니라면서 나에게 막노동을 시키려는데 나는 그 만큼 저학력이 아니라고 곤란해하다 끌려나오고 북동쪽으로 가서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그 애한테 빌지만 그 아이는 바로 무리라고 말한다. 일하고 싶고 정 일이 안 잡히면 부탁하라고 했는데 진짜 일이 안 잡혀. 그래서 그냥 여러가지로 일이 문제라서 짜증나던 찰나, 원예연구소에서 시험정원 관리를 뽑는다고 마을사무소에서의 연락이 왔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 번 해보겠노라고 하며 최저임금에서 조금 더 받는 그 일을 하루 다섯 시간 하고서 집에 돌아오면 된다고 하니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려 그곳으로 다시 향했다. 간단한 면접 후에 좋다면서, 내일부터 시작합시다 하는데 여기는 그래도 국가기관이니 영점처럼 그냥 망해버리지는 않겠지 하며 나에게 최면을 걸었다.
다음 날이 왔다. 트램을 타고 종점인 시험정원 앞까지 타고 가면 바로 있는 그 시험정원 온실이 내가 일해야 할 곳. 요령을 가르쳐줄테니 그대로 하라며, 잔가지만 잘라내면 되고 물은 때 되면 자동으로 식물에게 주어지지만 건조할 때는 직접 해줘야 한다는 것과 함께 일 시작. 일을 잘한다는 칭찬과 월급으로 나갈거라며 통장 계좌번호를 부탁한다는 말에 통장계좌 적어주고 퇴근. 다섯 시간이 참 뻐근했다. 그렇게 일자리 잡은 기념으로 북동카페거리 갈 거야. 트램을 탄 김에 끝까지, 남서중앙역에서 전철로 갈아타는 그 거리에 망해버린 영점이란 카페에 살짝 눈길은 주었지만 탈세자에게 줄 눈길은 이제 없겠지 하면서도 아마 지금쯤이면 지수의 탈세혐의는 어찌되었을까 생각을 감히 해보기도 하고 또한 그러다가 타야 할 열차를 보낼 뻔했다.
첨채로역에서 버스를 타고 좀 돌아서 도착한 나리네 가게. 그런데 어쨌든 일은 잡아야 살 수 있느니까 하는 나리는 좀 내가 일자리를 찾은 것을 반가워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눈치로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지 생각해보라고 내 기분을 읽은 듯이 카페를 하는 북동쪽의 인형소녀는 말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하지 못했다는 듯이 장난을 치기 시작하는데, 그만 해. 이 일이라도 안 하면 나는 굶어죽는다고. 그런 덕분에 오늘은 자기가 산다면서 산딸기가 올라간 타르트를 내놓는데 의외로 맛이 없더군! 그렇게 어떻게 일을 할거고 좀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생각은 없냐고 나에게 묻자 나는 맛없는 타르트와 커피에 괴로우면서 그러면 지금 이 맛없는 것부터 맛있는 것으로 줄거냐고 던지자 깜짝 놀라며 맛이 없냐면서 막 당황하는 사이에 자리를 뜨자
버스가 역시 느리지만 빠르다. 간선도로 위에서 정체가 있던 것을 빼면. 그리고 왜 토깠냐고, 먹어보니 진짜 맛없었다며 미안하다고 휴대전화는 울린다. 일은 잘 해보라고 하는 약간의 비아냥도 함께 담겨서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이 오고 트램을 놓친 덕에 버스를 타고 좀 도는 길로 첫 출근. 하는 일이 뭐 별거 있냐고 하는데 나는 지금 죽을 맛이거든. 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하니 더 죽을 맛이고 거기에 오늘 일에서 열외된 느낌은 특히 짜증났다. 그리고 일이 끝나고 트램으로 두 정류장, 집으로 들어오면 왜 도망갔냐는 나리에게서의 문자로 울리는 휴대전화, 그리고 오늘따라 '어서오세요, 주인님'이라고 하며 왠지 하녀처럼 구는 푸른 요정을 한 번 세게 노려보고는 그냥 내 방으로 들어간다. 필요한게 있다면 언제든 도와줄 수 있다며 무슨 문제라도 있냐며 자꾸 그 행세를 멈추지를 않는데, 지친다. 그냥 너로 있으라고. 나는 지금 진짜 내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단다.
하루는 또 밝아와서 또 출근해야 한다. 시험정원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것 역시 망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지각하고 말았다. 지각의 이유를 묻는 데에는 갑자기 그럴만도 하지, 교통국은 왜 그렇게 변덕이 심하대 하면서 이해해주는 그 쪽이 나는 너무 감사해요. 그런데 오늘도 내가 하는 전정이 시원찮다며 일에서 열외되고 그렇게 본의 아니게 쉬는 동안에 그러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거지 하고 생각만 늘어날 뿐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나리에게 문자가 온다. 자기네 가게 오겠냐고 하는 문자에 나는 낸들 아냐고만 알려준다. 그리고 작업반장이 와서 내가 짤렸다고 알려주었다. 일에서 계속 열외당하니 뭐, 당연한 결과이기는 한데, 씁쓸해진다. 오늘 짤렸으니 당분간은 놀거다. 그렇게 정했으니까 번복은 없어. 일단 북동쪽으로 향한다.
내가 일에서 계속 열외당하다가 짤렸다고 말하니 나리도 그 상황이 매우 난감한 일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여튼 이 정도만 해두고 나리에게 제일 맛있는 메뉴가 뭐냐고 물어본다. 나온 것은 레몬 타르트. 그렇게 말 없는 몇십 분 간이 지나고 진짜 나리네 카페에서 일하면 안 될까 해서 물어보니 안 된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가게를 나가 집으로 돌아와 누울 만큼이나 내가 찌질하다 하면서 그냥 지금의 난감함을 잘 즐겨두자 생각한다. 전차가 지나가고 버스가 자동차 길을 막고서 손님을 타고내리게 하다가 신호 맞춰서 출발하는 이 한산한 해안마을이 너무 나는 그렇고 그렇다.
좀 있으면 빌려쓰는 집의 대여금 내라고 하유주택공사 명의의 청구서가 날아오고 몇 번 경고 날아오다가 알게모르게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나중에는 대문 자물쇠도 쇄정해서 나를 이 집 안에서 굶겨죽일지 모른다. 정원국가라고 들으면 뭐하나, 어느정도 삶을 영위할 줄 알아야 아름답고 그렇지 못하면 주택공사에서 빌린 집 대여금도 못 내서 자기 집 수도와 전기 끊기는 것을 시작으로 집 대문 자물쇠가 공사 직원들에 의해서 보통 방법으로는 못 열게 되어버리고 그럼 돈을 다시 내겠다는 선언 없이는 못 나가거나 못 들어간다고. 진짜 나는 빌린 집 요금을 안 냈다고 이 집구석에서 굶어죽기는 싫다. 그런데 좀 있으면 집을 앞에 두고 자물쇠가 쇄정돼서 못 들어가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집 바깥으로 못 나가게 돼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러면 또 마을사무소로 가서 일자리 잡는 수밖에 없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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