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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문

저며드세요

두번의 봄 2018. 5. 12. 12:03
조금 더 맛있게 드세요.
나를 좀 더 저며드릴게요.
그렇게 죽어가면 좋겠지요.

당신은 배부르고
당신은 나를 미워했고
심지어 당신은 나를 맛있어해요.

더 드세요.
나는 죽어도 싸요.
드세요.
행복하세요.

그러다가 내가 죽으면
당신은 나를 먹는 것을 멈추고서
'그래도 이럴 것까지 할 이유는 없었어'라며
당신이 시킨 일을 내게 떠넘기겠죠.

괜찮아요.
나만 불행하면 됐잖아.
괜히 위선부리지 마요.

당신이
나를 저며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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