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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잤나.
루미는 내 위에 기어올라와 멍한 표정을 지으며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악몽을 꾸었냐고 말했다. 나는 아차, 출근해야지 하면서 정신을 차리려 했지만 루미는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면서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놔. 신문사에 사진 보내야 돼. 그런데 루미는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역시 자동차를 도둑맞아서 이런가보다 하며 신문사 취직하는 꿈을 꾸었고 카페 알바하는 꿈을 꾸었고 자동차 세 대를 갖는 꿈을 꾸었냐며 고개를 저었다. 주위를 살펴본다.
분명 숲이다. 분명해. 여긴 숲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다. 나는 남서구에 살고 있어. 신문사에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지. 얼마 전까지는 카페를 했어. 돌아가야 한다고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까 루미는 내 어깨를 눌러서 제압해버린다. 몸이 돌 같아져서 움직일 수가 없어! 루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계속 움직이다가는 삐는 것으로 안 끝난다며 당신 자동차는 자기가 새로 마련해서 근처에 두었고 당신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당최 무엇이었는지는 신경을 끄시라고 하네. 사실 당신이 여태까지 보고 경험한 것은 꿈이라고 말하는데 놀랍지 않아, 루미.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은 다 가짜고 루미가 나를 못 죽게 하려고 허상을 심었구나. 헛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루미가 실제의 나는 니트이고 전 재산은 남서해안의 집이 전부인데 집은 나라에서 빌린 집이라 대금을 내야 하고 대금만기가 다가오는 그 시점에서 자기가 나를 상록숲으로 데려와 오랫동안 재웠다고, 이제 자동차 하나를 주면 제발 제대로 된 일을 찾아달라고, 나리는 이제 당신을 알바생으로 받지 않을거고 봄이도 당신에게 달라붙지만은 않을거라고 하네. 다 끝났다고 눈이 죽는 시늉을 하지 말라며 새로 시작하라고 몸에 건 스펠을 풀고 루미가 선물하는 자동차로 걸어갔다.
이건 짐차다. 틀림없이 짐차야. 네, 짐차 맞아요. 꼴에 5인승이에요 하면서 다섯 손가락을 펼쳐보이는 루미. 원래는 이것도 호화로운 차라서 고민을 했다며 정말 예쁘고 귀엽지 않냐며 루미다운 우울한 표정을 짓는다. 출발하자며 루미에게 더 이상 시달리지 않도록 긴장을 해서 그런지 차를 스톨냈고 루미가 또 몸을 굳혀서 사고 나면 안 되니까 루미가 가르쳐주는 길로만 갔다. 몇 번 길을 잘못 들었지만 루미는 눈을 지긋이 감고 봐주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남서해안로에 이르러 스톱이라 한 곳에서 급브레이크.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남서구에서 제일 낡아보이는 흙집이 내 집이라니. 내리라며 내 뒤를 밟고오는 루미와 어쩔 수 없이 흙집에서 살게된 신세가 비참한가요 하는 루미의 위로를 들었다. 이 이상으로는 나를 비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고 겨우 소송전에서 이겨 쪽구들이 있는 흙집이나마 지을 수 있었다며 이제 시험정원에서 중앙시장 쪽으로 모종박스를 실어나르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루미는 말했다: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
다음 날을 뜬 눈으로 지샜다. 봄이가 찾아와줬다. 버스도 안 다니는 곳이라 택시 타고 겨우 왔다며 과자 여러 개를 놓고 갔다. 이야기는 길게 하고 싶지 않다며 내 머리를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쓰다듬었다. 그리고 기분이 나쁘다듯이 흙집에서 튀어나갔다. 아침으로 걔가 준 과자를 먹으며 울고 있는데 루미는 이제 짐 실으러 진즉에 나갔어야 하는 시간이라며 과자를 내 손에서 채갔다. 나는 멍하니 몇 초 간 있다가 내 처지를 깨닫고 공영주차장으로 튀어갔다. 빨리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으면서 클러치를 떼고 튀어나갔다. 겨우 시험정원에 물건 실으러 도착했을 때는 늦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하면서 시원한 음료수 하나를 건네주는 상냥한 요정 검수원이 있었고 나는 그렇게 아무 물건도 실지 못한 채로 잘 알지도 못하는 중앙시장으로 갔고 그곳의 인형 검수원에게 늦장을 부려서 그랬다면 다음에 그러지 마세요라는 소릴 듣고 누군가와 마주쳤다. 일 자알한다 너, 일 아주 잘해요 루미. 이 목소리는 분명 앨리다. 앨리와 카페에 들려서 나 좀 살려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전화가 울리고 택배택배 시끄러운 놈에게 택배를 배달해주는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렇게 북서쪽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맨션에 사는 놈에게 쌀 10kg을 주고 나는 힘이 다 빠져 계단을 내려오던 중에 구르고 말았다. 아프다. 폰도 깨졌지만 여전히 울려댔고 또 택배가 늦는다는 말에 지금 간다고 차에 오르려다 누가 어깨를 잡고 내 목에 무언가를 꽂았다. 악 소리와 함께 의식이 사라졌다.
눈을 떠보니 요상한 기계를 들고 있는 루미가 정신이 드느냐고 말하며 당신은 역시 이런 일 못해 하면서 들고 있는 기계를 다시 목덜미에 꽂으니 의식이 사라진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쓰레기장에 있었고 당신같이 쓰레기 같은 인형은 처분당해야 해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게 했다. 팔다리가 떨어진 아이, 배가 갈려서 기계장치가 내장처럼 나온 소녀, 하반신이 없고 상반신 맨 끝의 척추가 드러난 소년이 버려져 있었다. 그래, 인형 폐기장이다. 그런데 있지? 폐기되면 편할 것 같아…. 그리고 폐기장치의 케이블이 목 뒤에….
…식은 땀을 흘리며 일어나보니 봄이가 내 얼굴을 살피다가 이마에 손을 얹고 눈을 살짝 감는다. 이내 눈을 뜨고 손을 내려놓고 희미하게 웃는다. 부끄러워서 고개가 저절로 돌려진다. 봄이는 괜찮다며 날 위로하고 이내 병실로 들어오는 루미는 수리는 완벽하게 되었으니 안심하라며 맛있는 레몬 타르트 사왔다고 한다. 큰 수리는 끝났고 이제 자잘한 치료만 하면 되니까 너무 우울해하진 말라고 위로하니… 아차 택배! 택배가 밀린 것이 생각나 일어서려니까 어깨를 살짝 누른다. 몸이 돌처럼 굳어 움직일 수가 없다. 그리고 루미가 말한다.
…너는 과연 인형일까?
…다시 눈이 떠졌을 때, 나는 차 뒷자리를 접어 트렁크와 하나가 되게 만든 그 자리에 깔아놓은 포근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토끼 여러 마리가 얼어죽지 않게 나를 덮어주었구나. 한숨을 쉬고 상록숲 속의 호수에서 아침을 맞는다. 루미는 조수석에 앉아있고 봄이는 뒷문을 열고서 내가 잠자리를 정리하는 걸 도와준다고 하고 있고 나리는 토끼를 쓰다듬고 있구나. 묘한 꿈을 꾸고 뒤섞인 얘기가 너무 머리 아프다. 그래도 역시 차 안에서 계속 자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일단 일어나서 잠자리를 정리하고 뒷좌석을 편다. 자, 남서쪽으로 출발!
신문사 출근과 북동쪽 카페는 역시 꿈이었다. 당최 나는 무슨 꿈을 그렇게 기묘하게 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깨어나서 다행이라고 하는 나리와 오랜만의 공기는 어때하고 물어보는 루미, 다행이라고만 하는 봄이와 함께 한 차에 타고 남서쪽으로 향하는 간선도로를 달리고 있다. 내 직업은 뭘까, 내 집은 흙집 맞냐고 물어보니 직업은 하유섬 곳곳을 글로 쓰면서 사람들 안내하는 역할이고 집은 남서해안에 뜰이 있고 뒷문으로는 바다가 있는 나라 소유의 집이래. 그리고 꿈을 너무 오래 꿔서 그런지 현실이 이상하게 보이냐고 말하네. 루미가 어차피 도와줄거라고, 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안심하게 만들며 남서해안 도착. 꿈에서 봤던 그 집이지만 왠지 차고가 딸려있다. 얼마나 푹 잤으면 루미가 저주담긴 꿈을 꾸게하고 현실이 어땠는지를 잊게 만들었지 싶다. 차고에 차를 세우고 차고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꿈 속에 나왔던 해안가의 집과 완전히 같은 집으로 들어간다. 작고 좁은 차 안에서 얼마나 잤는지 몸 여러군데가 뻐근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로 친구가 된 계기는 꿈과 같았다. 또한 앨리가 마당에서 햐얀 쿠션냥이랑 놀아주고 있었고 나를 보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반겨주는구나. 그 호수에서 깨어난 기나긴 꿈은 역시 현실이 섞여있는 꿈이었나.
그래서 루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이야기는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루미는 내 위에 기어올라와 멍한 표정을 지으며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악몽을 꾸었냐고 말했다. 나는 아차, 출근해야지 하면서 정신을 차리려 했지만 루미는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면서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놔. 신문사에 사진 보내야 돼. 그런데 루미는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역시 자동차를 도둑맞아서 이런가보다 하며 신문사 취직하는 꿈을 꾸었고 카페 알바하는 꿈을 꾸었고 자동차 세 대를 갖는 꿈을 꾸었냐며 고개를 저었다. 주위를 살펴본다.
분명 숲이다. 분명해. 여긴 숲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다. 나는 남서구에 살고 있어. 신문사에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지. 얼마 전까지는 카페를 했어. 돌아가야 한다고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까 루미는 내 어깨를 눌러서 제압해버린다. 몸이 돌 같아져서 움직일 수가 없어! 루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계속 움직이다가는 삐는 것으로 안 끝난다며 당신 자동차는 자기가 새로 마련해서 근처에 두었고 당신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당최 무엇이었는지는 신경을 끄시라고 하네. 사실 당신이 여태까지 보고 경험한 것은 꿈이라고 말하는데 놀랍지 않아, 루미.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은 다 가짜고 루미가 나를 못 죽게 하려고 허상을 심었구나. 헛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루미가 실제의 나는 니트이고 전 재산은 남서해안의 집이 전부인데 집은 나라에서 빌린 집이라 대금을 내야 하고 대금만기가 다가오는 그 시점에서 자기가 나를 상록숲으로 데려와 오랫동안 재웠다고, 이제 자동차 하나를 주면 제발 제대로 된 일을 찾아달라고, 나리는 이제 당신을 알바생으로 받지 않을거고 봄이도 당신에게 달라붙지만은 않을거라고 하네. 다 끝났다고 눈이 죽는 시늉을 하지 말라며 새로 시작하라고 몸에 건 스펠을 풀고 루미가 선물하는 자동차로 걸어갔다.
이건 짐차다. 틀림없이 짐차야. 네, 짐차 맞아요. 꼴에 5인승이에요 하면서 다섯 손가락을 펼쳐보이는 루미. 원래는 이것도 호화로운 차라서 고민을 했다며 정말 예쁘고 귀엽지 않냐며 루미다운 우울한 표정을 짓는다. 출발하자며 루미에게 더 이상 시달리지 않도록 긴장을 해서 그런지 차를 스톨냈고 루미가 또 몸을 굳혀서 사고 나면 안 되니까 루미가 가르쳐주는 길로만 갔다. 몇 번 길을 잘못 들었지만 루미는 눈을 지긋이 감고 봐주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남서해안로에 이르러 스톱이라 한 곳에서 급브레이크.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남서구에서 제일 낡아보이는 흙집이 내 집이라니. 내리라며 내 뒤를 밟고오는 루미와 어쩔 수 없이 흙집에서 살게된 신세가 비참한가요 하는 루미의 위로를 들었다. 이 이상으로는 나를 비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고 겨우 소송전에서 이겨 쪽구들이 있는 흙집이나마 지을 수 있었다며 이제 시험정원에서 중앙시장 쪽으로 모종박스를 실어나르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루미는 말했다: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
다음 날을 뜬 눈으로 지샜다. 봄이가 찾아와줬다. 버스도 안 다니는 곳이라 택시 타고 겨우 왔다며 과자 여러 개를 놓고 갔다. 이야기는 길게 하고 싶지 않다며 내 머리를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쓰다듬었다. 그리고 기분이 나쁘다듯이 흙집에서 튀어나갔다. 아침으로 걔가 준 과자를 먹으며 울고 있는데 루미는 이제 짐 실으러 진즉에 나갔어야 하는 시간이라며 과자를 내 손에서 채갔다. 나는 멍하니 몇 초 간 있다가 내 처지를 깨닫고 공영주차장으로 튀어갔다. 빨리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으면서 클러치를 떼고 튀어나갔다. 겨우 시험정원에 물건 실으러 도착했을 때는 늦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하면서 시원한 음료수 하나를 건네주는 상냥한 요정 검수원이 있었고 나는 그렇게 아무 물건도 실지 못한 채로 잘 알지도 못하는 중앙시장으로 갔고 그곳의 인형 검수원에게 늦장을 부려서 그랬다면 다음에 그러지 마세요라는 소릴 듣고 누군가와 마주쳤다. 일 자알한다 너, 일 아주 잘해요 루미. 이 목소리는 분명 앨리다. 앨리와 카페에 들려서 나 좀 살려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전화가 울리고 택배택배 시끄러운 놈에게 택배를 배달해주는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렇게 북서쪽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맨션에 사는 놈에게 쌀 10kg을 주고 나는 힘이 다 빠져 계단을 내려오던 중에 구르고 말았다. 아프다. 폰도 깨졌지만 여전히 울려댔고 또 택배가 늦는다는 말에 지금 간다고 차에 오르려다 누가 어깨를 잡고 내 목에 무언가를 꽂았다. 악 소리와 함께 의식이 사라졌다.
눈을 떠보니 요상한 기계를 들고 있는 루미가 정신이 드느냐고 말하며 당신은 역시 이런 일 못해 하면서 들고 있는 기계를 다시 목덜미에 꽂으니 의식이 사라진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쓰레기장에 있었고 당신같이 쓰레기 같은 인형은 처분당해야 해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게 했다. 팔다리가 떨어진 아이, 배가 갈려서 기계장치가 내장처럼 나온 소녀, 하반신이 없고 상반신 맨 끝의 척추가 드러난 소년이 버려져 있었다. 그래, 인형 폐기장이다. 그런데 있지? 폐기되면 편할 것 같아…. 그리고 폐기장치의 케이블이 목 뒤에….
…식은 땀을 흘리며 일어나보니 봄이가 내 얼굴을 살피다가 이마에 손을 얹고 눈을 살짝 감는다. 이내 눈을 뜨고 손을 내려놓고 희미하게 웃는다. 부끄러워서 고개가 저절로 돌려진다. 봄이는 괜찮다며 날 위로하고 이내 병실로 들어오는 루미는 수리는 완벽하게 되었으니 안심하라며 맛있는 레몬 타르트 사왔다고 한다. 큰 수리는 끝났고 이제 자잘한 치료만 하면 되니까 너무 우울해하진 말라고 위로하니… 아차 택배! 택배가 밀린 것이 생각나 일어서려니까 어깨를 살짝 누른다. 몸이 돌처럼 굳어 움직일 수가 없다. 그리고 루미가 말한다.
…너는 과연 인형일까?
…다시 눈이 떠졌을 때, 나는 차 뒷자리를 접어 트렁크와 하나가 되게 만든 그 자리에 깔아놓은 포근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토끼 여러 마리가 얼어죽지 않게 나를 덮어주었구나. 한숨을 쉬고 상록숲 속의 호수에서 아침을 맞는다. 루미는 조수석에 앉아있고 봄이는 뒷문을 열고서 내가 잠자리를 정리하는 걸 도와준다고 하고 있고 나리는 토끼를 쓰다듬고 있구나. 묘한 꿈을 꾸고 뒤섞인 얘기가 너무 머리 아프다. 그래도 역시 차 안에서 계속 자는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일단 일어나서 잠자리를 정리하고 뒷좌석을 편다. 자, 남서쪽으로 출발!
신문사 출근과 북동쪽 카페는 역시 꿈이었다. 당최 나는 무슨 꿈을 그렇게 기묘하게 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깨어나서 다행이라고 하는 나리와 오랜만의 공기는 어때하고 물어보는 루미, 다행이라고만 하는 봄이와 함께 한 차에 타고 남서쪽으로 향하는 간선도로를 달리고 있다. 내 직업은 뭘까, 내 집은 흙집 맞냐고 물어보니 직업은 하유섬 곳곳을 글로 쓰면서 사람들 안내하는 역할이고 집은 남서해안에 뜰이 있고 뒷문으로는 바다가 있는 나라 소유의 집이래. 그리고 꿈을 너무 오래 꿔서 그런지 현실이 이상하게 보이냐고 말하네. 루미가 어차피 도와줄거라고, 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안심하게 만들며 남서해안 도착. 꿈에서 봤던 그 집이지만 왠지 차고가 딸려있다. 얼마나 푹 잤으면 루미가 저주담긴 꿈을 꾸게하고 현실이 어땠는지를 잊게 만들었지 싶다. 차고에 차를 세우고 차고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꿈 속에 나왔던 해안가의 집과 완전히 같은 집으로 들어간다. 작고 좁은 차 안에서 얼마나 잤는지 몸 여러군데가 뻐근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로 친구가 된 계기는 꿈과 같았다. 또한 앨리가 마당에서 햐얀 쿠션냥이랑 놀아주고 있었고 나를 보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반겨주는구나. 그 호수에서 깨어난 기나긴 꿈은 역시 현실이 섞여있는 꿈이었나.
그래서 루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이야기는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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