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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인형소년은 세상이 궁금했어요.
바깥으로 나가 더 많은 것을 보려고 했죠.
하지만 바깥에는 온갖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무시무시한 곳.
고작 자동인형인 소년은 겁을 먹고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갔지요.
일단 그 아이는 자신의 온실에서 온갖 포근함을 다 느끼고 세상을 궁금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인형소년에게 온실은 너무도 작았어요.
그래서 인형소년은 괴물에게 말했죠.
자기를 먹으려면 먹으라고요.
괴물들은 소년을 먹지 않고 갖고 놀다가 결국에는 산산조각을 냈습니다.
자동인형인 소년은 조각나도 다시 고치면 되는 편리한 존재.
어떤 상냥한 소녀가 기를 쓰고 소년을 다시 고칩니다.
그리고 소녀의 오빠도 소년을 고치는데 힘씁니다.
마침내 온실에서 나온 인형소년은 무사히 고쳐집니다.
그리고는 자기를 고쳐준 남매를 살해합니다.
그리고는 알아버렸어요.
자기를 고쳐준 남매도 기를 쓰고 고쳐야 하는 같은 자동인형이라고요.
결국 온실에서 나온 인형소년이 자기를 고쳐주고는 바로 살해당한 자동인형 남매를 고쳐줍니다.
그리고는 잠시 있다가 난로 근처에서 졸아버렸어요.
남매는 저 아이가 우리를 죽이고 다시 고친 줄은 알았어요.
하지만 모르는 척했죠.
하지만 온실에서 나온 인형소년은 남매가 다시 움직이는 것을 보자마자 부수지 말라고 겁에 질려 소리쳐요.
하지만 자동인형 남매는 그 아이를 보듬어줍니다.
날뛰지 않게 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대주고 진정하라고 포근하고 보드라운 잠자리도 내어주죠.
그런 가운데서도 온실에서 나온 인형소년은 그들을 믿지 못하고 다시 온실로 떠납니다.
하지만 남매는 그 아이의 온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어요.
꽤 근사한 온실이라 저 안은 누가 가꾸고 있을까 하며 그 온실의 주인과 친해지고 싶었거든요.
뜻밖의 손님이 온실에 찾아오자 온실 속 소년은 낫을 들고 남매에게 겁을 줬어요.
하지만 남매는 진짜 겁먹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낫을 맞아주려고 했어요.
하지만 온실 속 소년은 더 겁을 먹고 발악했어요.
그래서 남매는 소년을 제어하기 보다는 가만히 냅두자고 했지요.
이윽고 소년이 진정하고 차를 내오자 남매도 온실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소년에게 말했죠.
정말 귀여운 온실 속에서 산다고요.
하지만 소년은 그 말을 체면치레용 거짓말로 알아들었어요.
그래도 남매는 소년을 믿으려고 노력했고 또 소년은 그저 겁에 질린 것이라고 금세 이해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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