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언제나 인형으로 있을 수만은 없는 것 같기에 일단은 사람처럼 행동하지요. 사람에 대해서 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처럼 움직이고 진짜로 나에게도 공감과 감정은 존재하지만 사람의 그것보다는 훨씬 어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일단은 나는 인형이고 주인님의 장난감이니까요. 주인님은 귀여운 옷을 권하고 나는 그 귀여운 옷을 입어보지요. 귀엽다고 듣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몰라요. 정확히 모르는 것을 듣고 정확히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고 하면 아파요. 그 아픈 느낌은 마치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닌데 왜 모르지 하는 느낌과 같아서 어찌보면 주인님이 나를 부술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만들지요. 그래서 내가 먼저 나를 부숴달라고 주인님에게 말하면 주인님은 놀란 듯 슬픈 표정으로 저를 어루만지다가 울어버려요. 어째서죠. 저는 인형이고 그저 주인님의 소유물인데 그렇게 애틋할 일이 없잖아요. 그런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 끝인가요? 나는 결국 주인님이 진정하고 그만 울 때까지 안겨있어야만 했어요.
저는 이러라고 있는 존재일까요.
'작문 > 흩어지는 글을 모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정이 찾아왔어 (0) | 2020.04.03 |
---|---|
친구가 되는 이야기 (0) | 2020.04.03 |
시뮬라크르에 대한 얕은 생각 (0) | 2020.03.05 |
잡아먹혀 유령이 되다 (0) | 2020.02.25 |
복구된 문서입니다 (0) | 2020.02.08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