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것도 처음 와보는 숲에서. 숲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소리치면서 누굴 찾아도 아무도 없다. 산 속 동물들만이 무서워 도망친다. 그나마 말이 통할 요정들도 내가 무서운지 도망친다. 다 틀렸다 생각하고 눈 앞의 독버섯을 먹고 죽을 궁리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어떤 요정이 조용히 갖고 사라진다. 나는 길을 잃었다. 그리고 더 이상 길을 찾지 못했다. 나를 구해준다면 누구라도 좋다고 외쳐도 돌아오는 것은 메아리 뿐이다. 메아리일까요? 아니오, 누구라도 그래요.
아무래도 아무것도 되지 않아. 다들 다른 곳을 보고 있고 얼마나 더 움직일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최대한 아주 멀리 나갔어요. 그리고 내 태엽이 다 풀렸어요. 태엽이 조금 감기고 이내 태엽이 다 되어 풀리는 동안, 멎어가는 나를 소중히 다루는 사람들. 그 때, 나는 깨달았어요. 두 번 다시 내 태엽은 감길 일도 없고 다시 내 태엽을 감아줄 사람도 없고 태엽을 감지 않은 채로, 그냥 그렇게 되어서 내 태엽은 망가지고 그저 움직이지 않아 얌전하고 꿈꾸는 듯한 아주 정교하고 귀여운 인형이 되어 버린 것을.
돌아버립니다. 응암을 지나왔는데 응암.이제 나는 봉화산으로 향합니다. 적어도 돌아나가지는 않는 처음의 끝으로.
망했다. 인생이 저당잡혔다. 그런 와중에도 시간은 흘러가니 시계를 부쉈다.위로하는 말도 거짓말이니 상냥한 말만 하는 인형을 죽였다.인생이 저당잡혀서 멀리 갈 일도 없으니 자동차를 폐차했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천장의 파리가1 1 2 3 5 8 13 21의 순서로 아른거린다.보다가 토치로 지져버린다.내 눈 앞에서 피보나치 수열은 나치가 되었다.웃기지 않는가, 나치란다.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내가 있는 장소는나치의 야욕으로 불타는 단치히 회랑이 된다.누가 선제공격을 하느냐,누가 더 먼저 미쳐버리느냐, 상관없어졌지 않나.그것으로 전쟁이 일어나는 간에 나는 여기서 구워지면 그만이다.자본주의 이해도가 떨어져서 자신의 경제력을 과대평가한 죄로인생을 저당잡힌 인간은 그렇게 구워져 요리된다. 자, 드시라!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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